한국 시간 내일 새벽 2시 취임
혹한에 실내 취임식으로 변경, 22만→2만명으로 축소
정용진·김범석만 트럼프 일대일 대면 가능성

취임식에 참석하더라도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만나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져서다.
20일 재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준비위원회는 전통적인 대통령 취임식 장소인 워싱턴DC의 미 국회의사당 앞 야외무대에서 행사를 여는 것을 전제로 약 22만장에 이르는 초청장을 배부했다.
하지만 취임식 당일인 20일(이하 현지 시간) 워싱턴DC 지역에 영하권으로 뚝 떨어지는 강추위와 눈보라가 예보됨에 따라 행사 장소가 미 국회의사당 내 중앙홀(로툰다)로 급히 변경됐다.
미국 대통령 취임식을 실내에서 개최하는 것은 1985년 당시 로널드 레이건 집권 2기 취임식 이후 40년 만이다. 갑작스러운 행사장 변경으로 취임식 참석 가능 인원이 22만명에서 2만명으로 대폭 줄면서 20만명은 오갈 데가 없는 상황이 됐다.
로툰다의 수용 가능 인원은 600명 정도로, 미 전직 대통령과 정계 핵심 인사, 해외 정상 등으로 참석 인원이 제한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취임식준비위원회가 의사당 인근에 2만명 수용 규모의 실내 경기장 '캐피털 원 아레나'에 별도의 취임식 행사장을 마련했다.


한국 재계 인사 중에서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 류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 겸 풍산그룹 회장, 김범석 쿠팡Inc 이사회 의장, 우오현 SM그룹 회장, 허영인 SPC그룹 회장, 최준호 형지 부회장 등이 트럼프 2기 취임식 초청장을 받아 참석할 예정이었다.
취임식에 100만달러를 기부한 현대차그룹에서는 현재 미국에 체류 중인 호세 무뇨스 대표이사 사장 등이 취임식 전 만찬에만 참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인사 가운데 트럼프 당선인의 장남인 트럼프 주니어로부터 초청받은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과 김범석 쿠팡Inc 이사회 의장은 캐피털 원 아레나 입장권을 받았다.
트럼프 주니어는 이번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인사 등에 막후 영향력을 행사한 '실세'로, 정 회장과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김석기 외교통일위원장,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 등으로 꾸려진 방미단은 실내 취임식에 초청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회장은 취임식 당일 저녁 워싱턴DC에서 열리는 3개의 무도회(사령관 무도회·자유의 취임 무도회, 스타라이트 무도회) 중 '스타라이트' 무도회에 참석할 것으로 전해졌다. 스타라이트 무도회는 이른바 'VIP'만 모이는 세련된 성격의 소수 정예 행사로, 트럼프 대통령과 일대일로 대면해 축하 인사를 할 기회도 마련된다.
김 의장은 지난 17일 트럼프 주니어가 주최한 비공개 리셉션에 참석해 마코 루비오 국무부 장관 지명자,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 지명자, 스콧 베센트 재무부 장관 지명자 등 트럼프 2기 행정부 차기 내각 인사들과 일대일로 만났다.
김 의장은 지난 18일 미국 워싱턴 국립미술관에서 JD 밴스 미국 부통령이 주최한 만찬에 참석해 스콧 베센트 재무부 장관 지명자 등과 만났다.
밴스 부통령이 주최한 만찬에는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와 앤디 제시 아마존 CEO, 샘 올트먼 오픈AI CEO 등 주요 글로벌 CEO와 차기 미 행정부 주요 내각 인사도 참석한 것으러 알려졌다.
우오현 SM그룹 회장과 허영인 SPC그룹 회장 등은 입장하지 못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일정을 다시 짜느라 분주한 것으로 전해졌다.
안옥희 기자 ahnoh05@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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