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생산기지 구축하는 국내 기업 프로젝트 수주 가능성 높아
오택(OTAK) 통해 트럼프 행정부의 인프라 투자 수혜 전망

한미글로벌 김종훈 회장. 사진=한미글로벌
한미글로벌 김종훈 회장. 사진=한미글로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재취임하게 되면서 국내 산업계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국내 건설 경기 침체에 직면한 건설업계 역시 미국의 ‘자국 우선주의’로 인한 글로벌 시장의 불확실성 증가에 주목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최대 PM(건설사업관리) 전문기업 한미글로벌이 미국 자회사 오택(OTAK)을 통해 이러한 변화의 수혜를 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관세 인상을 포함한 보호무역주의 정책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한국을 비롯한 글로벌 제조업체들이 미국 내 생산 공장을 설립하는 등 현지화 전략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전망이다. 특히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 기업들의 미주 전초 기지인 멕시코에 25%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방침을 밝히고 있어 국내 기업들의 투자 전략 수정이 불가피하다.
가전, 부품, 식품 등 국내 제조기업들의 미국 진출이 확대될 경우 이미 미국에서 반도체, 배터리 등 국내 하이테크 대기업의 건설 프로젝트 PM 수행 경험을 보유한 한미글로벌에게 많은 기회가 주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글로벌 인공지능(AI)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자국 내 데이터센터 건설에 200억달러(약 28조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발표한 상태다. 미국의 주요 빅테크 기업들도 잇달아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하며 데이터센터 확충에 나서고 있다. 미국 전체 전력 소비에서 데이터센터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2년 2%에서 2030년 8%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데이터센터 증설로 전력 수요가 더욱 급증하면서 송전망 등 대규모 전력 인프라 교체 필요성도 대두되고 있다. 이에 국내 전선업계들도 늘어나는 현지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기술 강화와 현지 투자 확대에 나서고 있다.

한미글로벌은 아시아 최대 규모 데이터센터인 네이버 ‘각 세종’ 를 비롯해 네이버 ‘각 춘천’, 신한은행, 하나금융그룹 통합데이터센터 등의 국내 최대의 데이터센터 프로젝트 수행 실적을 보유하고 있다. 게다가 미국의 오레곤주 포틀랜드에 인프라 및 건설 영역에 강점을 가진 미국의 종합 엔지니어링 기업 오택(OTAK)을 자회사로 두고 있다. 따라서 트럼트 2기 행정부가 야심차게 추진 중인 인프라 투자 계획의 직간접적인 수혜를 입을 가능성이 높다.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한 외교적 협상에도 적극 나서면서, 우크라이나 재건사업에 대한 기대감도 고조되고 있다. 한미글로벌은 이미 우크라이나 인근 폴란드 시장에 현지 법인을 설립해 건설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 또 전후 재건사업에 필수적인 주택, 교통, 에너지 등 인프라 사업과 공항, 병원, 교육시설, 산업단지 등에 대한 풍부한 건설 프로젝트 수행 경험을 갖췄다. 한미글로벌의 영국 자회사인 PM 기업 K2그룹을 통하거나 다른 유럽 기업들과 조인트벤처를 통해 전후 재건사업에 참여하는 것도 가능한 시나리오다.

한미글로벌은 지난 2000년 초부터 미국, 중동, 중국, 동남아 등 해외 시장에 진출해 전 세계 62개국에서 국내외 3000여개의 프로젝트를 수행한 바 있다. 현재 미국, 영국, 중국, 일본, 사우디아라비아, 베트남, 인도, 헝가리, 폴란드, 캐나다, 카자흐스탄, 쿠웨이트 등 전 세계 12개 국가에 현지 법인과 자회사를 두고 있으며 인도네시아, 리비아, 필리핀, 페루 등 4개의 지사를 보유한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 한미글로벌은 지난해 미국의 세계적인 건설 전문지 ENR(Engineering News Record)이 발표한 ‘2024 ENR 톱 인터네셔널 서베이’에서 글로벌 CM·PM 부문 세계 8위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민보름 기자 br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