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급 규모 사상 최대지만 기대에 못 미쳐
노조 측 “영업이익 10%, 성과급 지급해야”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은 24일 “지금은 한마음으로 힘을 내어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 나가야 할 때”라며 “하루빨리 노사가 신뢰에 기반한 협력적인 모습을 되찾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곽 사장은 이날 사내 공지를 통해 “회사의 초과이익분배금(PS) 지급 기준을 초과하는 성과에 대한 보상을 어떻게 결정해야 합리적인가에 대해 많은 고민이 있었다”면서 이처럼 말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역대 최대 규모의 성과급을 제시했다. 하지만 노조에서 반발하는 등 일부 구성원들 간에 성과급 규모가 기대에 못 미친다는 불만이 나오는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인공지능(AI) 열풍을 타고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에서 우위를 점한 SK하이닉스는 연결 기준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으로 각각 66조1930억원, 23조4673억원을 기록해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썼다.
이에 구성원에게 PS 1000%와 특별성과급 500% 등 총 1500%의 성과급을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연봉의 75%다. 역대 최고 수준이다. 블라인드 등에는 성과급 6000만원을 받았으나 만족하지 못한다는 SK하이닉스 직원들의 글이 다수 올라오고 있다.
SK하이닉스의 노조 공동투쟁본부는 입장문에서 “노사가 합의한 PS 지급 기준인 ‘영업이익 10%’ 제원을 일방적으로 파기하고 일방적으로 1월 24일 지급한 부분에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앞서 SK하이닉스 노사는 지난 2021년 PS 지급 기준을 영업이익의 10%로 한다는 내용에 합의했다.
이에 대해 곽 사장은 “노조와 적절한 기준과 수준에 대해 여러 차례 협의했으나 아쉽게도 공통의 결론에 도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024년 영업이익은 솔리다임을 제외하면 역대 최대였던 2018년과 비교해 약 1조원 증가했다”며 “이를 바탕으로 회사는 과거 특별성과급 지급 사례와 근거, 인원수 증가에 따른 이익의 질과 함께 최대 실적 달성의 의미와 기술 경쟁력 우위 등 정성적 요소를 반영해 역대 최고 수준이었던 1500%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곽 사장은 “이러한 결정에 대해 만족스럽지 않다고 느낄 수 있고, 작년의 성과에 비해 부족하다는 의견이 있다는 것도 알고 있다”면서 “무엇보다 그간 큰 노력으로 쌓아온 노사 간의 신뢰가 흔들리는 모습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어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해 새로운 역사를 만든 구성원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면서 “저도 CEO로서 구성원의 행복과 회사의 미래에 대해 더 고민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정우 기자 enyo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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