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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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3일 국회에서 김경수 전 경남지사와의 회동이 알려진 가운데, 당내 계파 간 통합의 요구를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

12일 민주당은 이 대표와 김 전 지사 간 회동 일정을 공개하면서 이 대표가 문재인 정부 출신인 김부겸 전 국무총리와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도 각각 만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는 조기 대선이 확실시 되는 현 시점에 비명계를 중심으로 요구되던 다양성의 존중에 한발짝 다가선 곳으로 보인다.

최근 친정 민주당으로 복당한 김 전 지사는 과거 노무현·문재인 전 대통령을 모욕하는 발언들이 당내에 있었다며 이에 대한 사과를 요구했고, 임 전 실장도 페이스북을 통해 "이 대표 한 사람만 바라보며 당내 민주주의가 숨을 죽인 지금의 민주당은 과연 국민 신뢰를 얻을 수 있나"라고 지적한 바 있다.

비명계의 이같은 메시지에 이 대표를 비롯한 친명계 의원들은 '이재명 단일 체제'가 아닌 포용으로 힘을 합치는 데 주력하는 움직임이다.

이러한 배경에는 문재인 전 대통령의 발언도 중요한 구심점 역할을 했다. 문 전 대통령은 지난 10일 한 인터뷰에서 "윤석열 정부 탄생에 문재인 정부 사람들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고, 그중 내게 제일 큰 책임이 있다"고 말하면서 당내 통합의 시그널을 제시했다.

이 대표 역시 전날 한 유튜브 방송에 나와 "지난 대선에서 진 것에 대한 제일 큰 책임이 제게 있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이같은 흐름 속에 또 다른 잠룡인 김동연 경기지사, 김두관 전 의원과의 회동 일정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한때 민주당의 대표 잠룡으로 꼽히던 이낙연 새미래민주당 상임고문은 또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긴 잠행을 깨고 조기 대선 열차에 올라 탄 이 상임고문은 10일 광주에서 열린 '국민과 함께 여는 제7공화국' 시국토론회에서 "윤석열, 이재명 동반 청산이 시대정신"이라며 "이재명 대표의 여러 재판을 온갖 방법을 동원해 지연시키는 '법꾸라지' 행태에 국민은 진저리를 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민주당 계열 정당은 당내 민주주의가 활발한 편이었다. 요즘 몇 년 사이 자랑스러운 전통을 버리고 전례없는 일극체제의 늪에 빠졌다"며 "다양성과 포용성이 없어지고 폭력적, 배타적 언동이 인기를 끄는 지금의 당내 문화로는 극단정치를 청산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한편, 이 자리에서 이 고문은 '분권형 대통령제'로 개헌 제안을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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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홍민 기자 kh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