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와 대내외 불확실성이 소비자들 지갑 닫아
비용 절감에도 매출 악화 ‘직격탄’

대출 이자 밀린 이들도 급증
결국 폐업 선택한 자영업자도 속출

서울 서대문구에 위치한 한 편의점에 매장 휴점 안내문이 붙은 모습. 사진=연합뉴스
서울 서대문구에 위치한 한 편의점에 매장 휴점 안내문이 붙은 모습. 사진=연합뉴스
경기 침체와 계엄 등 정국 악화로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으면서 자영업자들도 큰 타격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기관에 빚(대출)을 진 소상공인(자영업자) 가게 10곳 중 1개가 이미 문을 닫았을 만큼 상황이 좋지 않다.

18일 한국신용데이터의 '2024년 4분기 소상공인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4분기 말 기준 개인사업자 대출을 안고 있는 사업장은 모두 362만2000개로 추산됐다. 이 중 86.7%(314만개)는 빚은 있어도 현재 정상 영업 중이지만, 13.3%(48만2000개)는 폐업(국세청 신고 기준) 상태였다.

이번 보고서는 한국신용데이터가 개인사업자 경영관리서비스 '캐시노트' 가입 사업장 16만개를 표본 조사하고 소상공인 실태조사 등의 비중을 적용해 전체 개인사업자 현황을 추정해 보고서로 낸 결과다.

특히 자영업자들은 경영 상황이 나빠 대출 상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전체 소상공인 사업장 1개당 지난해 연간 매출은 1억7천882만원, 이익은 4천273만원으로 추계했다. 전년과 비교해 매출은 0.57% 줄었지만, 이익은 14.71% 늘었다.

매출이 줄고도 이익이 불어난 것은 소상공인들이 지출을 줄인 노력의 결과로 보인다. 작년 사업장당 연간 지출은 1억3609만원으로 1년 사이 4.56% 줄었다.

폐업 사업장의 평균 연체액은 568만원, 평균 대출 잔액은 6185만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전체 개인사업자의 대출 잔액은 716조원으로, 직전 3분기(712조원)와 전년 4분기(700조원)보다 각 0.5%, 2.3% 늘었다. 은행 대출이 60.5%였는데, 상호금융 등 2금융권도 39.5%를 차지했다.

밀린 개인사업자 대출 원리금 규모는 11조3000억원으로 나타났다. 직전 분기나 1년 전 대비 각 2.3%, 52.7% 불었다. 21.2%(2조4000억원)가 은행, 78.8%(8조9000억원)는 2금융권 연체였다.

한국신용데이터 관계자는 "자영업자들은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소비가 수년간 크게 위축됐다가 2023년 다소 회복된 후 2024년 본격적으로 살아나기를 기대했다"며 "그러나 경기 부진과 계엄 등으로 연말 특수가 사라지면서 작년 매출이 2023년보다 더 적거나 비슷한 수준으로 정체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김정우 기자 enyo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