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업실적과 이익 전망 [오대정의 경제지표 읽기]
2024년 4분기 기업실적 발표가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3월 3일 기준 S&P500 중 486개(97%) 기업이 실적을 발표했는데 경기침체에 대한 최근 주식시장의 우려와는 달리 기업이익은 호조를 보이고 있다.

[표1]은 미국 주식 섹터별 작년 4분기 이익 서프라이즈 현황이며 이 지표는 발표된 기업실적이 애널리스트 추정치를 초과하는 정도(%)를 보여준다.

S&P500 내의 기업 중 77%가 추정치를 초과하는 이익을 발표하면서 모든 섹터가 양(+)의 서프라이즈를 보였다. 주가지수 전체로는 +7%라는 비교적 큰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는데 트럼프 정부 시작 이후 관세 등 정책적 불확실성의 증대로 이익 전망이 과소 추정된 탓으로 보인다.

[표1]을 보면 IT를 제외한 모든 경기민감 섹터가 S&P500보다 우월한 이익 서프라이즈를 보였고 원자재 관련 섹터는 S&P500 대비 다소 부진했다. 작년 주식시장을 주도했던 IT 섹터와 경기방어 섹터(유틸리티, 필수소비재, 헬스케어)는 대체로 부진한 모습이었다.

특정적인 것은 에너지와 IT 섹터이다. 에너지는 작년 4분기 기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감소한 유일한 섹터였는데(-26% 감소) 애널리스트들은 실적 발표 전에 더 큰 감소를 예상했기에 결과적으로 나쁘지 않은 수준의 양(+)의 이익 서프라이즈를 보였다.

반대로 IT 섹터는 기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6% 증가하여 섹터들 중 우수한 편이었으나 주식시장의 실적 기대치가 높았기에 이익 서프라이즈는 상대적으로 낮았다.

[표2]는 6개월 전 대비 이익전망 상향률(이익모멘텀)과 1년 기업이익 전망의 변화를 보여준다. 기업이익의 절댓값은 심각한 경기침체가 아니라면 상승해 왔으며 최근에는 2023년 초를 저점으로 꾸준히 상승하는 긍정적인 모습이다.

이익전망 상향률은 작년 8월을 고점으로 하락세가 나타나고 있는데 2023년 초부터 경기회복에 따른 가파른 이익전망 상향이 있었기에 추가적인 이익 증가를 전망하기가 점차 부담스러워진 탓으로 보인다.

이익모멘텀의 둔화를 긍정적으로 보기는 어렵지만 아직은 과거 평균 대비 이익 전망이 높게 상향되고 있다. S&P500이 이미 3개월째 기간조정 중이며 전고점(6144) 대비해서도 3월 4일 기준 -6% 하락했기에 향후 추가적인 큰 폭의 주가조정 위험은 높지 않아 보인다.

관세 및 정부효율화 이슈 등 미국 시장의 정책적 불확실성이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으로 지난 4분기 기업실적의 호조가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다. 불확실성이 높은 시기일수록 정치적 변수를 예측하려 하기보다는 기업이익에 초점을 맞춘 투자전략이 필요하겠다.

오대정 전 미래에셋자산운용 전무, CF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