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에 나오는 잇몸 건강약, 얼마나 효과가 있을까?[김현종의 백세 건치]
TV에서 치아가 흔들리는 영상과 함께 유명 연예인들이 나와 “이가 흔들리고 아프다면 먹어라”라고 하는 광고가 종종 나온다. 몇몇 제품이 약국에서 판매되고 있으며 가끔 실제로 효과를 본 사람들의 이야기도 들을 수 있다. 그런데 이러한 제품들은 어떻게 치아나 잇몸에 좋은 효과를 낼 수 있을까?

먼저 TV에서 광고하는 치아와 잇몸에 좋다는 약들은 사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아는 ‘약’이 아니라 건강보조제이다. ‘약’이라는 명칭을 붙이는 것 자체가 치료제로서 혼동을 일으킬 수 있어 사용이 조심스럽다. 좀 더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잇몸 건강 보조식품’이라고 하는 것이 적절할 것이다.

그렇다면 이 잇몸 건강 보조제에는 어떤 성분이 있어서 잇몸병에 효과가 있다고 하는 것일까?
잇몸 건강 보조제의 성분부터 살펴보자. 가장 대표적인 성분은 ‘옥수수불검화추출물’이다. 이 옥수수불검화추출물이 잇몸병에 효과가 있다는 것은 이 추출물 안에 포함된 ‘베타-시토스테롤(beta-sitosterol)’ 성분 때문이다.

잇몸 건강 보조제에는 보통 옥수수불검화추출물 35mg이 들어 있으며 여기에는 7mg의 베타-시토스테롤이 포함되어 있다고 한다. 제조사에서는 치아를 받쳐주는 치조골 형성을 촉진하고, 치조골 흡수를 예방하며, 손상된 치주 인대를 재생시키고, 비정상적인 치아 흔들림을 막아준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실제로 이 성분은 콜레스테롤과 유사한 성분으로 과일이나 채소, 땅콩, 호두 같은 견과류에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다. 특히 식물성 기름이나 아보카도에 많이 포함된 것으로 주로 콜레스테롤을 줄이는 성분으로 더 많이 알려져 있다. 즉 우리가 일반적으로 건강한 식습관을 유지한다면 충분히 섭취할 수 있는 성분이다.

따라서 우리가 비용을 들여 옥수수불검화추출물이 함유된 잇몸 건강 보조제를 먹는 것은 건강식품으로서의 효과는 있을 수 있지만 대부분의 잇몸병이 치아에 붙어 있는 치석과 치태, 그리고 세균으로 인해 발생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효과적으로 잇몸 건강을 지키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다른 제품들은 어떨까? 또 다른 유명한 잇몸 건강 보조제에는 주로 아스코르브산(ascorbic acid), 토코페롤(tocopherol), 카르바조크롬(carbazochrome), 리소짐염산염(lysozyme chloride) 등의 성분이 들어 있다.

아스코르브산은 우리가 흔히 아는 수용성 비타민C이며 토코페롤은 많이 알려진 비타민E이다. 그리고 카르바조크롬은 혈소판의 응집과 유착을 촉진하여 혈류를 멈추게 하는 항혈작용제이다.

마지막으로 리소짐염산염은 염증을 줄이는 소염효소제로 알려져 있다. 2016년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KFDA)는 리소짐염산염의 안정성에는 문제가 없지만 유용성을 확인할 수 없다고 발표했다. 결국 이러한 잇몸 건강 보조제는 비타민과 지혈제 정도의 역할을 하는 제품이라는 뜻이다.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잇몸병을 해결하려면 치아에 붙어 있는 세균을 제거하는 스케일링이나 잇몸 치료가 필요하다. 단순한 건강보조식품만으로는 근본적인 해결이 불가능하며 지혈 작용이나 일시적인 효과로 인해 원래의 문제가 해결된 것처럼 보일 수 있어 더 큰 문제를 초래할 수도 있다.

잇몸 건강 보조제를 사용한다면 치과 치료와 함께 병행할 경우 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 TV 광고만 보고 건강 보조제만으로 잇몸 질환을 해결하려 한다면 치료 시기를 놓쳐 더 큰 치료가 필요할 수도 있다. 치아에 불편함이 있다면 반드시 병원을 방문하여 전문적인 상담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김현종 서울탑치과병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