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막이 명태/사진=한국민속대백과사전
액막이 명태/사진=한국민속대백과사전
불황 속, 복을 불러오고 나쁜 기운을 막아준다는 ‘액막이 명태’가 Z세대 사이에서 굿즈로 인기를 끌고 있다. 실제 말린 명태를 걸어두는 게 아니라 뜨개, 인형, 나무, 도자기 등 다양한 소재와 형태로 제작된 상품이 유행하고 있다.

가구 유통 플랫폼 ‘오늘의집’에 따르면, 액막이 명태 거래액은 꾸준히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12월 '액막이 명태' 거래액은 두 달 전에 비해 40% 가까이 늘었다. ‘액막이 명태’ 키워드 검색량 역시 지난해 12월 22일부터 올해 1월 21일 사이 1만4000건 이상을 기록했다. 2023년 동 기간 대비 36% 이상 증가한 수치다.

선물용 액막이 명태도 인기다. 지난달 9일 기준 카카오톡 선물하기 리빙 부문에서 인기순 3위를 차지했다. 성인 손바닥만 한 크기의 선물용 명태 인형은 ‘취업운 명태’, ‘애정운 명태’, ‘재물은 명태’ 등으로, 목적에 따라 다른 디자인이 특징이다.

불경기와 취업난, 정치적으로 혼란스러운 사회 분위기에 불안을 느낀 청년들이 일상의 행운을 바라는 마음이 그만큼 늘었다는 분석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마약류 및 향정신성의약품 처방 현황 자료 따르면, 20대는 저출생으로 인구가 줄었는데도 불안 및 우울증 치료 환자 수가 2014년 46만9천명에서 2023년 48만2천명으로 전 연령대 중 유일하게 증가했다.

액막이 명태뿐만 아니라 ‘행운 굿즈’의 소비가 전반적으로 늘고 있다. 대학생활 플랫폼 에브리타임에서는 실제 네잎클로버를 코팅하여 파는 노점상의 지도를 공유하는 문화가 생겨났다. 또 신용카드 사이즈로 단순한 그림이 그려진 ‘행운 부적’을 주고받으며 핸드폰 케이스나 지갑에 넣고 다니는 유행도 생겼다.

전문가들은 최근 행운 소품이 유행하는 이유는 “비상계엄이 겹치는 등 뒤숭숭한 사회 분위기에 불안을 느끼는 이들이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한편으로는 “부적과 액막이 같은 오래된 문화에 귀여운 디자인 요소가 접목되며 확산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조수아 인턴기자 joshu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