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국회 박물관에서 열린 한미의원연맹 창립총회에서 조태열 외교부 장관과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얘기하고 있다. 사진=한경 강은구기자 2025.3.10
10일 국회 박물관에서 열린 한미의원연맹 창립총회에서 조태열 외교부 장관과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얘기하고 있다. 사진=한경 강은구기자 2025.3.10
우리나라가 미국 에너지부로부터 민감국가로 지정된 가운데 정부는 이를 까맣게 모르고 있었던게 드러나면서 앞으로 발생할 불이익에 대한 우려 및 정부 무능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고 있으며 원상복귀가 가능할까라는 기대감도 함께 나오고 있다.

미국 에너지부(DOE)가 지정하는 민감국가란 국가안보, 핵 비확산, 지역 불안정, 경제안보 위협, 테러 지원 등의 이유에 해당하는 나라를 일컫는다.

러시아와 중국은 ‘위험 국가’, 북한과 이란은 ‘테러 지원국’이라는 이름으로 명단에 올라있다.
우리나라가 포함된 가장 아래 수준인 ‘기타 지정 국가’에는 인도, 이스라엘, 대만 등이 들어있다.

민감국가 리스트 포함이 확정되면 에너지부 관련 시설이나 산하 연구기관에 방문하거나 이들 기관과 공동 연구를 진행하려면 에너지부의 사전 허가가 필요하다.

미국 에너지부는 리스트에 있는 국가들과도 정기적으로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으나 실제적으로 협력에 제약이 될 가능성이 크다.
10일 국회 박물관에서 열린 한미의원연맹 창립총회에서 조태열 외교부 장관과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얘기하고 있다. 사진=한경 강은구기자 2025.3.10
10일 국회 박물관에서 열린 한미의원연맹 창립총회에서 조태열 외교부 장관과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얘기하고 있다. 사진=한경 강은구기자 2025.3.10
17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야는 민감국가 지정이 서로에게 책임이 있다고 치열한 공방을 벌이고 있다.

국민의힘은 야당이 탄핵을 남발해 외교 대응이 지연됐다고 주장했고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정부의 무능과 내란이 초래한 외교 참사로 윤 대통령의 신속한 파면 필요성이 거듭 확인됐다며 여당을 비판했다.

국민의힘 권동욱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민주당은 섣부른 판단을 자제하고 이를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않길 바란다”며 “민감 국가가 지정된 1월부터 지금까지는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이 탄핵돼 직무 정지된 시기로 정부의 대미 외교력과 교섭력을 무력화시킨 부분에 대한 책임을 면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민주당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한국전쟁 후 체결된 한미동맹은 그동안 계속 발전돼 왔으나 민감 국가 지정은 최초의 한미동맹 다운그레이드”라며 “대한민국 정치와 경제, 외교·안보 위기, 총체적 위기가 전개되는 것은 무능한 윤석열 대통령과 정부, 무능한 여당이 초래한 외교 참사”라고 반박했다.

한편 우리나라의 민감국가 지정은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부 2기 출범 직전인 지난 1월 초 바이든 정권 때 시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미국 정부는 따로 설명을 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한국에서 자체 핵무장론 또는 비상계엄 이후 불안한 정세 등이 이유가 됐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지난 11일 국회에 나와 민감국가 지정에 대해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 게 드러난 것을 차치하고서라도 우리 정부는 민감국가 효력 발효일인 4월 15일 이전에 미국을 설득해 원상 복귀해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됐다.

정유진 기자 jin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