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등록된 CJ ENM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구창근 전 엔터테인먼트 부문 대표는 지난해 통틀어 총 46억 7800만원의 보수를 받았다.
이재현 회장의 누나인 이미경 부회장이 38억원을 받았고 현직인 윤상현 대표가 18억 5400만원을 받은 것에 비해 월등히 높다.
특히 구 전 대표는 지난해 4월 5일 사임한 이후 ‘자문역’으로 실질적인 업무는 담당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3개월 일한 보수가 46억원에 달한다는 것은 아이러니 하다고 읽힐 수 있는 대목이다. 물론 구 대표의 46억원에는 급여 8억 400만원과 상여 11억 4700만원, 퇴직금 27억 2700만원이 포함돼 있다.

하지만 구창근 전 대표 재임 시절 미국 계열사인 피프스시즌 및 OTT 티빙 적자가 심해졌고 2023년 회사는 영업적자에 시달렸다.
CJ ENM은 구 대표가 물러나고 윤상현 대표 체제가 되고 나서야 흑자세로 전환했다.
구 전 대표의 성과는 2023년도 애꿎은 직원들을 몰아세워 내친 것이 유일하다는 평가가 회사 안팎에서 나온다.
당시 CJ ENM은 ‘인력효율화’라는 거창한 명분을 제시한 바 있다. 결국 구 전 대표가 회사에 기여한 것은 직원을 자르고 인건비를 줄여 손익을 맞추려는 구조조정 전문가다운 조치였다는 해석이 나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 전 대표는 지난해 3개월만 일하고도 급여로만 8억 400만원을 챙겼다.
이후 부임한 윤상현 현재 대표가 9개월 동안 급여 8억원을 받은 것을 감안하면 CJ ENM의 구 전 대표에 대한 예우가 상당함을 알 수 있다.
특히 구 전 대표는 오너가인 이미경 부회장을 제치고 CJ ENM 연봉킹에 올랐다. 물론 퇴직금이 포함돼 있지만 애널리스트 출신으로 기대를 한 몸에 받고 부임해 적자로 마감한 CEO가 이렇게 큰 돈을 챙긴 것을 주주들이 좌시할지 모를 노릇이다.
한편 CJ ENM의 주주총회는 3월 27일 서울시 마포구 상암동 CJ ENM 사옥에서 개최된다.
정유진 기자 jinj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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