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동구청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전날(24일) 오후 6시 31분쯤 강동구 명일동 대명초교 인근 사거리에서 폭 20m, 깊이 20m 규모의 싱크홀이 발생했다. 인근 주유소 크기와 맞먹는 수준이다.
당시 해당 도로를 지나던 오토바이 한 대가 싱크홀에 빠졌고, 운전자 1명이 매몰됐다. 앞서 주행하던 카니발 차량도 순간적으로 추락할 뻔했으나 도로 위로 튕겨 나왔으며, 여성 운전자 1명이 부상을 입고 병원으로 이송됐다. 현장에선 “도로가 꺼졌다”, “흙이 계속 무너진다”는 신고가 잇따랐다.
소방당국은 오후 6시 43분 대응 1단계를 발령하고 수색에 나섰지만, 오토바이 운전자가 흙더미에 묻히고 싱크홀에 물까지 차면서 구조 작업이 지연되고 있다. 소방 관계자는 “포클레인 등 중장비 투입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수색이 장기화될 수 있다”고 밝혔다.
지반 붕괴 당시 지하 수도관이 파열돼 물이 솟구쳤고, 이후 단수 조치로 수위는 낮아진 상태다. 경찰과 소방은 2차 사고를 우려해 인근 주유소에 기름을 비우도록 요청했다. 주민들에 따르면 사고 당일 오전 해당 주유소 앞 지반 일부가 먼저 내려앉는 전조 증상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직후 강동구청은 인근 사거리 전면 통제를 안내했고, 250m 떨어진 한영외고는 임시 휴업을 결정했다. 서울시는 사고 현장 인근에서 진행 중이던 9호선 연장 공사가 원인일 가능성을 고려해 공사를 잠정 중단했다.
오세훈 서울 시장은 전날 오후 9시 20분께 사고 현장을 직접 찾아 관계자로부터 사고 개요와 조치 사항을 보고받았다.
오 시장은 "이번 사건의 원인을 조속한 시일 내에 찾아내 더 이상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정채희 기자 poof3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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