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생 만든 이공계 장학금” 국가지원금 7억 환수 못 해
이공계 우수학생을 장려하기 위해 지원되는 국가장학금을 받고 의과대학에 진학한 사례가 드러나면서 장학금 제도운영의 허점이 도마 위에 올랐다.

9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정성국 국민의힘 의원이 한국장학재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이공계 우수학생 국가장학금 지원 현황’에 따르면 2020년부터 2024년까지 장학금 환수 결정이 내려진 285명 중 21%에 해당하는 54명이 이공계 진학 조건을 어기고 의과대학에 진학한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장학금은 우수학생의 이공계 진학을 유도하고 과학기술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마련된 제도로 선발되면 등록금과 학업 장려비 등을 최대 5년간 지원받는다.

그러나 이공계 외의 진로로 전향 할 경우에는 장학금을 반환해야 한다.

문제는 이 장학금 제도가 ‘초기 2년간 지급된 금액은 환수 대상에서 제외’ 돼 있어 실제로 상당액이 회수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정 의원실에 따르면 2020~2024년 이공계 장학금을 받고 의대에 진학한 학생들에게 지급된 총액은 약 13억5100만 원이지만 이 중 환수되지 못한 금액만 약 7억4300만 원에 달한다. 이는 전체 지급액의 절반을 넘는 규모다.

더욱이 오는 6월부터 시행되는 ‘이공계지원특별법’ 개정안에 따라 졸업 후 산학연에 종사하지 않아도 장학금 환수가 면제될 수 있게 되면서 환수 대상은 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정성국 의원은 “이공계 우수학생 국가 장학금은 과학기술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재원으로 의대 진학자들이 장학금을 악용하는 일이 반복돼선 안 된다”며 “초기 2년 지급분까지 포함한 환수 제도 정비와 환수 지연에 따른 이자 부과 등의 개선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정유진 기자 jin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