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일(현지 시각) 가디언, 안사통신 등은 “이탈리아 공정거래위원회(AGCM)가 티켓 판매사와 여행사 6곳에 총 2,000만 유로(약 327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고 보도했다. 이들 업체는 자동화 프로그램(봇)을 이용해 대량의 입장권을 확보한 뒤, 이를 높은 가격에 재판매한 혐의를 받는다.
AGCM은 “이들 회사의 사재기 및 고가 재판매 관행으로 인해 온라인 예매가 사실상 불가능해졌으며, 일반 관광객의 이용이 어려워졌다”고 밝혔다.
특히 1997년부터 공식 티켓 판매를 담당해 온 업체 ‘쿱컬처’에는 700만 유로(약 114억 원)의 과징금이 부과됐다. 쿱컬처는 사재기 여행사들에 대한 제재를 하지 않았으며, 자사 투어 패키지 판매를 위해 표를 선점하는 방식으로 수익을 챙긴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일반 관광객은 정가에 입장권을 예매하기 어려워졌고, 여행사 온라인 사이트에서 더 비싼 가격으로 티켓을 구매해야 했다. 이 과정에서 가이드 투어, 호텔 픽업, 우선 입장 등의 추가 서비스 등이 포함된 고가 상품을 함께 선택해야 하는 경우도 많았다.
추가로 이탈리아와 독일, 네덜란드, 아일랜드에 있는 6개 여행사에도 봇을 이용한 티켓 사재기 혐의로 과징금이 부과됐다.
이탈리아 문화부가 운영하는 고대 유적지 웹사이트에 따르면, 현재 콜로세움 공식 입장료는 성인 기준 19유로(약 3만 원)이며, 고고학 공원 전체를 둘러볼 수 있는 통합권은 24유로(약 3만 9,000원)다.
하지만 여행사를 통해 구매할 경우, 기본 입장권 가격은 최소 37.5유로(약 6만 원)부터 시작되며 다양한 서비스를 포함된 티켓은 74유로(약 12만 원)에 이른다.
콜로세움은 서기 80년에 건립된 지상 4층, 최대 5만 명을 수용할 수 있는 로마 원형경기장으로, 지난해 기준 1,200만 명 이상의 관광객이 다녀간 세계적인 명소다. 2019년부터는 방문객 수를 상시 3,000명으로 제한하는 정책이 시행 중이다.
김민주 기자 minj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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