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변협에 따르면 김정욱 회장은 “공공성과 전문성이 요구되는 법률시장이 과도한 수임 경쟁으로 변질되고 있다”며 정부에 공급 조절 정책을 요구했다.
이번 변협의 집회는 최근 몇 년간 사회적 쟁점으로 떠올랐던 의대 정원 확대 논란과 구조적으로 매우 유사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두 사안 모두 전문직 인력의 ‘공급 과잉’ 또는 ‘공급 확대’를 두고 각 직역 단체와 정부 시민사회 간의 시각차가 첨예하게 엇갈리는 사례이기 때문이다.
변협은 “최근 5년간 매년 1700명이 넘는 변호사가 시장에 유입되면서 법률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르렀고 과도한 경쟁은 곧 법률서비스의 질 저하로 이어진다”고 주장했다.
김형준 변협 감사는 “굶주린 사자보다 무서운 것이 지금의 변호사들”이라며 “국민의 법률 접근성이 좋아지기보다, 오히려 피해자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는 대한의사협회가 의대 정원 확대에 반발하며 내세우는 논리와 비슷하다. 의협은 “의료는 공공재이며 의사의 과잉 공급은 의료의 질을 떨어뜨리고 환자의 건강권을 위협할 수 있다”는 주장을 꾸준히 펼쳐왔다.
양측 모두 ‘공공성’을 강조하지만 그 배경에는 자격사의 공급 과잉이 자신들의 생존과 직결된 문제라는 점에서 사실상 이해관계 보호의 성격도 짙다.
다만 여론의 반응은 차이가 있다. 의료 인력 부족은 특히 지방과 공공의료 영역에서 현실적 문제로 대두되며 의대 정원 확대에 대한 사회적 지지가 적지 않다.
반면 법률 시장의 경우 일반 국민이 체감하는 ‘변호사 과잉’ 문제는 비교적 낮은 편이어서 변협의 주장에 대한 공감대는 제한적이다.
실제로 법률 소비자 입장에서는 변호사 수 증가가 비용 절감이나 접근성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감도 존재한다.
반면 의료 분야는 단순한 가격 문제가 아니라 생명과 안전의 문제와 직결되기때문에 정책 우선순위에서도 차이가 난다는 분석이다.
정부의 대응 방향도 다르다. 윤석열 정부 시절부터 이어진 의대 정원 확대 정책은 대통령의 직접적인 드라이브 아래 추진되며 ‘공공의료 강화’라는 명분을 앞세웠다. 반면 변호사 수급 문제에 대해서는 정부의 개입이 미미했고 시장 자율에 맡겨져 왔다.
정유진 기자 jinj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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