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브랜드가 탄생되는 순간까지 많은 사람의 노력이 요구되지만 보다 중요한 건 론칭 이후 관리의 단계다. 관리되지 않는 브랜드는 성장할 수 없다. 그렇다면 브랜드는 무엇을 관리해야 할까. 성장하는 브랜드가 되기 위해 필요한 4P에 대해 알아보자.
WHAT – 브랜드 4P 믹스
1. Presence(존재감)
브랜드는 기본적으로 존재감을 확보해야 한다. 이를 위해 우리는 브랜드가 ‘어디에 존재해야 할지’를 우선적으로 규정해야 한다.
테슬라를 예시로 들면 테슬라는 어떤 영역에서 존재감을 확보하고 있을까. 테슬라는 자동차 생산량·인도량에 큰 관심이 없다. 자동차 브랜드로의 존재감이 아닌, 물리 인공지능(AI) 브랜드로의 존재감 확보가 전략적 방향성이기 때문이다.
소셜미디어에 등장하는 테슬라의 콘텐츠들은 자동차의 하드웨어적 특징보다 자율주행과 휴머노이드 로봇의 진화 과정에 초점을 맞춘다. 최근 주목받았던 브랜드 이벤트의 타이틀은 ‘WE, ROBOT’이다. 테슬라는 피지컬 AI 영역에서 강력하게 존재하고자 한다.
바로 이 지점에서 BYD와 결을 달리한다. 또한 존재감은 미래 시점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해당 카테고리의 미래 변화를 주도해 나가는 브랜드로 존재할 수 있어야 한다. 이는 대변혁의 시대에 놓인 요즘의 브랜드들에 더욱 중요한 부분이다.

다음 과제는 선호의 획득이다. 선호도는 호감도와 다른 개념이다. 호감이 유무로 구분된다면 선호는 경쟁 대비 열위·우위로 구분된다. 선호를 획득한다는 건 브랜드의 차별적 매력을 높여간다는 뜻이며 이는 브랜드 아이덴티티에 기반해야 한다. 즉 브랜드의 전략 방향성과 부합되는 선호를 획득해야 한다.
예를 들어 A라는 타깃 세그먼트를 중심으로 B라는 아이덴티티를 정립했다면 A에 B로 인한 선호를 획득해야 한다. 만약 C타깃에 선호를 획득했거나 D라는 이미지로 선호되고 있다면 이것은 큰 의미를 갖지 못한다. 우리가 얻어내야 할 것은 브랜드 전략 방향성과 합치되는 선호도다.
3. Premium(프리미엄)
프리미엄은 구매 단계에서의 브랜드 영향력에 해당하며 브랜드가 창출해내는 가장 직접적인 경제적 편익이다. 구매 단계에서의 역할이기에 핵심 구매 요인(Key Buying Factor)에 대한 우위 인식 확보는 브랜드 프리미엄으로 직결될 수 있다.
코카콜라는 기능적인 맛을 기본 경쟁력으로 하며 음용 TPO와 연계된 정서적 행복, 함께의 가치를 시대 변화에 맞게 변주하고 있다. 그 결과 코카콜라는 경쟁 대비 10% 수준의 프리미엄을 더한 리테일 가격을 형성하고 있으며 여전히 가장 많이 팔리는 탄산 브랜드로 자리하고 있다.
만약 핵심 구매 요인과 무관한 고급감, 고가 이미지를 구축하고 있다면 이는 모래성이 될 것이다. 브랜드의 타깃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수준 높게 구현하는 것만이 프리미엄을 얻어내는 길이다.
4. Pride(자부심)
브랜드는 궁극적으로 자부심을 느낄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 브랜드의 팬들이 생겨나고 브랜드의 커뮤니티가 활성화된다면 길고 강한 성장이 전개될 것이다. 자부심은 남들만큼의 모습을 통해선 발현되기 어렵다. 남들이 할 수 없거나 남들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 필요하다.
그래서일까. 최근 테크 업계를 중심으로 제품 보유자를 넘어 주식 보유자들까지 브랜드의 팬이 되어가는 모습이 나타난다. 데이터 분석에 새로운 혁신을 불어넣고 있는 팔란티어, 양자컴퓨팅을 선도하고 있는 아이온큐는 이미 국내에도 많은 팬을 보유하고 있다.
이 팬들은 브랜드를 위한 홍보 콘텐츠를 적극적이고 자발적으로 업로드한다. B2B 브랜드들에 전달하는 시사점이 크다. 제품을 보유한 사람, 주식을 보유한 사람 모두가 팬이 될 수 있는 시대다. 이들이 브랜드를 옹호하고 홍보할 수 있도록 압도적으로 앞서 나가거나 차별화될 수 있는 지점을 고민해야 한다.

1. 맥락을 고려한 지표 설정
앞서 언급한 4P는 정형화된 문항으로 점검되면 안 된다. 산업 특성, 기업의 상황을 복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예를 들어 브랜드에 대한 관여도가 낮은 산업이라면 Pride는 말 그대로의 자부심보다는 신뢰감, 만족도 등으로 치환해 점검해볼 수 있다.
2. 세분화된 지표 설계
위에서 예로 든 신뢰감, 만족도 등의 지표는 다시 한번 세부 지표화가 필요하다. 제품 신뢰도, 서비스 신뢰도 등으로 세분화해볼 수 있으며 필요에 따라 더 구체적인 세분화도 고려할 수 있다. 이는 단순히 신뢰, 만족도의 스코어를 추적하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으로 문제의 원인이 되는 요소를 발견하고 개선 과제를 도출하기 위함이다. 현상 파악을 넘어 원인 분석이 가능한 지표 설계가 필요하다.
3. 상대값을 활용한 스코어링
절댓값의 트래킹이 아닌, 상대값으로의 환산을 활용해야 한다. 인간의 인식 구조와 의사결정 과정의 현실성을 반영하기 위해서다. 모든 인식과 결정은 상대적이다. 인간은 유한한 사고와 기억의 범주 내에서 정보를 처리하기 때문에 이 안에서 상대적 우위성을 점해야 한다. 즉 마켓셰어와 같이 마인드셰어를 관리해야 한다. 상대값을 활용한 관리 시스템으로 보다 실제적인 현실을 마주해야 한다.
WHO – 내부 주도적 관리
브랜드 관리는 전문 컨설턴시와 함께 관리 시스템을 구축하며 시작할 수 있다. 구축된 시스템을 통해 매년 함께 브랜드를 점검하고 필수 전략 과제를 도출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브랜드 관리의 주도권은 내부에 있어야 한다. 일관성과 연속성, 그리고 무엇보다 진정성 있는 실행을 위해서다.
북미의 선도적 텔레헬스 플랫폼 힘스앤허스 창업자 앤드루 두덤은 위대한 브랜드의 탄생은 아웃소싱될 수 없다고 말한다. 창업자와 내부 조직이 공유하는 브랜드 비전, 진정성이 중심에 놓여야 함을 강조한다. 힘스앤허스는 빠른 성장을 해나가면서도 브랜드 비전과 정체성을 명쾌하고 일관되게 관리하고 있는데 실제 이들은 브랜드 전략, 디자인, 광고 캠페인까지 내부 조직이 주도적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우리의 브랜드가 어떤 비전을 향할 것인지, 어떤 정체성을 구현할 것인지, 어떤 요소를 유지하거나 변화시킬 것인지 등 브랜드의 핵심 요소에 대한 관리 주도권은 내부 조직이 쥐고 가야 한다.
내부에서 과제가 도출되고 외부에서 과제 수행을 협업하는 구조가 브랜드를 관리하고 성장시켜 나가는 가장 이상적인 모습이다. 브랜드 4P 믹스로 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고 내부 주도적으로 브랜드를 관리해보자. 어쩌다 태어나 그저 숨만 쉬는 브랜드가 아닌, 관리 속에서 성장하고 변화를 선도하는 멋진 브랜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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