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알럭스, 지난 2월 배우 김고은 모델 발탁
플랫폼 정체성 확립에 활용할 계획

쓱닷컴 뷰티, 배우 차은우 모델 발탁
세련된 이미지 원하는 2030 고객층 확보 집중

쓱닷컴 인스타그램 계정. (사진=인스타그램 갈무리)
쓱닷컴 인스타그램 계정. (사진=인스타그램 갈무리)
오늘은 뷰티 쪽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패션'과 '뷰티'를 따로 놓고 보지 않으니, 뷰티도 패션의 한 영역이지요.

요즘 이커머스의 럭셔리뷰티 경쟁이 치열합니다. 마진이 높은 화장품을 통해 수익성을 개선하려는 움직임입니다. 그중에서도 특히, '럭셔리뷰티'는 다른 화장품보다 마진이 좋습니다. 보통 화장품 등급은 △럭셔리 △프리미엄 △데일리 등으로 나누는데, 럭셔리의 가격대가 가장 높습니다. 우리가 흔히 아는 라메르, 에스티로더, 설화수 같은 브랜드가 모두 '럭셔리'에 해당합니다. 백화점 1층에서 럭셔리뷰티를 판매하는 것도 백화점의 이미지와 수익성을 모두 챙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플랫폼이 뷰티 사업을 한다고 해서 소비자들이 제 발로 찾아올까요? 앱을 설치하고, 들어와서 구경할 수 있도록 알려야 하죠. 그래서 주요 회사들은 비교적 빠르게 영향력을 높일 수 있는 마케팅 전략을 사용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모델 기용'입니다.
사진=쿠팡
사진=쿠팡
쿠팡은 지난해 10월 럭셔리뷰티 전용 플랫폼 '알럭스'를 론칭했는데요. 이후 4개월 만인 올해 2월 플랫폼의 공식 모델로 배우 '김고은'을 발탁했습니다. 글로벌 인지도가 높은 스타 모델을 기용해 범대중적 인지도 강화와 정체성 확립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이유였죠. 알럭스 관계자는 "알럭스의 첫 번째 앰배서더인 김고은의 높은 인지도와 대중적 호감도가 고객과의 접점을 넓히고, 서비스 경험을 강화하는 데 적극적으로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자 SSG닷컴(쓱닷컴)도 나섰습니다. 이달부터 뷰티 전속 모델로 배우 차은우를 활용한다고 합니다. '뷰티 전문관' 활성화를 위한 결정이죠. 쓱닷컴 측은 "전 세대가 선호하는 신뢰도 높은 배우를 광고모델로 기용해 유행에 민감하면서도 세련된 이미지를 원하는 2030 고객층을 확보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배우를 모델로 사용하는 것은 뷰티업계가 럭셔리 브랜드를 띄우기 위해 즐겨 사용해 온 방식입니다. 그중에서도 브랜드 신뢰도를 높이고, 고급스러움을 강조하기 위한 마케팅 모델로 가수보다 배우를 더 선호하는 편이고요. 소비자에게 높은 가격을 이해시키기 위한 도구인 셈입니다. 이런 전략이 플랫폼에도 통하는 거고요.

모델 활용 방식에 차이는 있습니다. 알럭스가 고급스러움을 강조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 쓱닷컴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활용으로 '재미'를 더했습니다. 실제 쓱닷컴은 공식 발표 전부터 인스타그램 계정에서 '직장인 차은우'를 부캐(부캐릭터)처럼 사용해 왔습니다. 차은우의 사진을 게재하면서도 "차은우와 닮은 사람일 뿐, 차은우가 아니다"라고 말하는 거죠. 이름도 '펠릭스'라고 합니다. 사실 펠릭스는 차은우의 영어 이름이라고 합니다.

효과도 봤습니다. 부캐 펠릭스가 쓱닷컴 뷰티 공식 인스타그램에 올린 10여건의 게시물은 2주일 만에 100만개 이상의 '좋아요'를 받았고, 공식 계정 구독자 수도 펠릭스 등장 이전 대비 2배 늘었습니다. 성과도 좋으니, 앞으로도 차은우 대신 '펠릭스'가 계정을 운영한다고 합니다. 쓱닷컴 관계자는 "인스타그램에서는 펠릭스라는 부캐를 계속 사용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럭셔리뷰티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김고은'을 발탁한 알럭스와 '차은우'를 앞세운 쓱닷컴 가운데 어떤 곳이 먼저 효과를 볼지 지켜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최수진 기자 jinny061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