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MG 유럽 선도 50개사, ESRS 첫 공시 분석
기후정보는 체계적…전략 연계는 미흡

[한경ESG] 이슈
Real-time ESRS: FAST 50 표지. 이미지=KPMG
Real-time ESRS: FAST 50 표지. 이미지=KPMG
유럽연합(EU) 주요 기업들이 2024년 연례보고서를 통해 ESRS(유럽 지속가능성 보고기준)에 따른 첫 공시에 나선 가운데 기업 전략과 공시 간 연계성 부족이 초기 대응의 주요 과제로 떠올랐다.

21일 글로벌 회계·컨설팅 기업 KPMG는 유럽 선도기업 50곳의 지속가능성 보고서를 분석한 보고서 ‘Real-time ESRS: FAST 50’을 발간했다. 보고서는 2025년 1~2월 중 가장 빠르게 ESRS 공시를 완료한 50개 기업을 ‘FAST 50’으로 분류하고, 이들의 초기 공시 수준과 전략을 심층 분석했다.

ESRS는 국제회계기준(IFRS) 재단 산하 ISSB(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의 기준과 함께 글로벌 ESG 정보공시 체계의 핵심으로 부상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ISSB 기반의 KSSB 도입이 논의되는 가운데, 이번 보고서는 국내 기업들에도 시사점을 제공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FAST 50 기업들은 기후 관련 공시 정보 활용과 이중 중대성 평가 체계 적용 등에서 비교적 높은 수준의 대응을 보였다. 특히 62%의 기업이 넷제로 목표를 설정했고, 86%는 물리적 리스크와 전환 리스크에 대한 시나리오 분석을 공시했다.

그러나 기업의 비즈니스 전략과 공시 내용 간 연계 부족은 개선이 시급한 과제로 지적됐다. 일부 기업들은 거버넌스, 전략, 리스크 관리, 지표 및 목표 간 연결성이 떨어져 지속가능성 스토리를 효과적으로 전달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중대성 평가 측면에서도 불명확한 해석과 가이드라인 부족이 문제로 떠올랐다. 외부 이해관계자 참여는 ‘잠재적 IRO(영향·리스크·기회) 식별’ 단계(60%)와 ‘중요 IRO 결정’ 단계(48%)에서 주로 이뤄졌으며, 맞춤형 참여 전략이 중요하다는 분석이 제시됐다. 특히 재무적 중대성에 대한 명확한 정의와 추가 연구의 필요성이 강조됐다.

EU 집행위는 최근 ‘옴니버스 패키지’ 개정안을 통해 ESRS 공시 항목 간소화와 정량 정보 중심 개편을 예고했다. 이는 기업들의 향후 공시 프레임워크 재설계에 상당한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손민 삼정KPMG 상무는 “EU 기업들의 ESRS 초기 공시는 국내 기업들이 옴니버스 패키지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데 실질적 도움을 줄 수 있다”며 “기후 공시 부문은 이미 기준과 사례가 축적돼 있어 변화 폭이 상대적으로 작겠지만, 기업 스토리텔링 강화를 위한 최적의 보고 구조 설계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분석은 유럽경제지역(EEA) 전역의 다양한 산업군 기업을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삼정KPMG는 향후 보다 심화된 사례 연구도 이어갈 예정이다.

한편, 삼정KPMG ESG 비즈니스그룹은 2008년 국내 업계 최초로 설립된 이래, 약 150명의 전문가가 ESG 전략 수립, 인증, 채권 발행, IT 시스템 구축까지 포괄하는 통합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공시 지표별 대응 전략 수립은 물론, 저탄소 전략과 데이터 표준화까지 전방위적 솔루션을 제시하고 있다.

이승균 한경ESG 기자 cs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