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대체 어려운 고도화 인력 필요성 두드러져
非숙련 노도 소외 우려, 교육도 고도화해야

식품이나 소재의 개발 현장에서는 과거의 제품 개발 과정에서 축적한 데이터를 기초로 AI가 시제품을 제안하고 성과를 예측해 개발 기간의 단축에 기여할 수 있으나, 시제품 단계에서는 데이터가 한정되기 때문에 AI가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숙련된 인력의 지식을 활용해서 AI와 협업하는 것이 유리한 상황이다.
또한 AI는 아직 경험, 데이터가 없는 완전히 새로운 콘셉트를 창출하지는 못하며 일의 목적 및 의의, 즉 최근 일본 기업이 강조하는 ‘퍼포스(Purpose) 경영’의 방향을 설정하지 못한다. 대부분의 기업 현장에서 장기계획이나 전략을 책정하는 데 있어서는 사업 성과뿐만 아니라 탈탄소화, 남녀평등 등 사회적 책임을 포함한 복잡한 요소를 고려하고 있는데, 이에 따라서 폭증하는 업무를 위해 AI의 활용이 중요하지만 인간이 가진 창의와 감성을 함께 활용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면 일본의 대표적 광고 회사인 덴쓰의 경우 베테랑 크리에이터의 지식으로 AI의 창조성을 높이는 시스템을 구축해 AI가 만든 대량의 가설을 인간 크리에이터가 검토 및 수정하면서 새로운 지식으로서 결합하여 신규 사업이나 커뮤니케이션 디자인을 대량으로 신속하게 만들고 있다.
물론 전체 개발 과정은 숙련된 인간 근로자가 주도하고 있다. 후지쓰의 경우 AI 에이전트(Agent)와 사람이 공동으로 창조하는 시스템의 구축에 주력하고 있다. 유저 자신이 AI 에이전트를 맞춤식으로 선택하면서 업무 성격에 맞게 독자적으로 AI와 인간의 공동 창조에 유리한 환경을 구축할 수 있게 하고 있다. 후지쓰는 이러한 인간과 AI의 협조 모델에서 유저가 복수의 AI 에이전트 모델을 맞춤형으로 연계 및 결합하여 기업의 복잡한 의사 결정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와 같이 AI와 인간 노동의 협업을 통해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노력이 중요해지면서 일본 정부도 공공 연구기관 등을 통해 관련 분야의 산학연구 프로젝트를 지원하고 있다. 사람과 더불어 진화하는 AI 시스템의 툴 개발, 사람의 의도나 지식을 이해해서 학습하는 AI의 기반 기술개발 등에 주력하고 있다. 예를 들면 제조 분야에서는 지금까지 숙련자의 감각에 의존했던 부분이 있으나 로봇이나 AI 시스템이 작업자의 제조 행위를 학습하고 협업함으로써 노동생산성을 향상시키는 한편, 작업자는 보다 효율적으로 스킬을 취득할 수 있게 되고 다수의 스킬을 갖추고 새로운 제조 분야의 개척도 가능할 수 있도록 하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사례들도 보면 공장 등의 현장에서 인간의 지식, 지능과 AI 및 AI 탑재 로봇의 지능이 단절 없이 연계되고 AI 및 로봇이 상황이나 맥락을 고려해서 움직이고 인간도 그러한 AI, 로봇의 지원을 받고 보다 많은 전문성, 성과를 창출하는 고부가가치화 전략이 중요한 시점일 것이다.
다만 AI와 인간의 협업이 고도화되고 있으나 이에 따라서 신입 사원, 단순 사무직 등이 일할 수 있는 기회가 감소하는 부작용도 우려된다. 선배의 업무를 배우려는 후배 등의 보조적 업무의 필요성이 감소할 경우 기업이 숙련된 경력자의 채용에만 열을 올리고 신입 사원의 교육과 육성을 기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본보다 젊은층의 고용 사정이 열악한 우리나라의 경우 대학 졸업 후의 대학원 교육 등을 확충하면서 실무교육, 인턴십 제도를 혼합하는 형태의 실무적 차원에서의 교육 고도화도 필요할 것이다.
이지평 한국외대 특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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