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그레 아카페라 ‘맛과 멋’으로 RTD 시장 공략
빙그레 최초의 커피 브랜드 아카페라는 국내 냉장 페트(PET) 커피 1위 브랜드다. 2000년대 중반 들어 커피음료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새로운 블루 오션으로 부각되기 시작했다.

초기에는 매장을 중심으로 커피 시장이 커졌지만 이후 야외 활동에도 간편하게 커피를 즐길 수 있는 즉석음용(RTD·Ready to Drink) 제품 시장이 확대되면서 각 업체들은 시장 선점을 위해 앞다퉈 진출하기 시작했다.

주력 사업인 유가공과 빙과 외에 새로운 전략사업을 고민하던 빙그레 역시 이 같은 RTD 커피 시장의 성장세에 주목했다.

그러나 이미 시장에는 경쟁 제품들이 넘쳐났다. 따라서 제품을 차별화하는 것이 과제였다. 이에 빙그레는 2007년부터 새로운 커피음료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본격적인 연구개발에 착수했다.

당시 RTD 커피음료 제품은 컵 형태가 대세였다. 이미 기존 선발 업체들은 다양한 컵 커피 제품을 출시하며 치열한 각축전을 벌이고 있었다. 이에 빙그레는 이들 제품과의 차별화를 위해 용기 디자인과 맛에 주목했다. 빙그레가 아셉시스(Asepsys) 무균시스템을 적용한 페트 용기에 담긴 커피음료를 착안한 이유다.

캔커피 대비 열처리 시간을 단축시켜 커피 본연의 향을 살릴 수 있을 뿐 아니라 무균충전시스템 설비를 적용, 맛과 품질을 장기간 보존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빙그레는 이 새로운 페트 커피음료 제품의 명칭을 ‘커피와 함께’라는 이탈리아어인 ‘아카페라’로 정하고 출시에 박차를 가했다.

맛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빙그레 아카페라는 아라비카 원두를 사용했다. 1년여에 걸쳐 세계 각지의 원두커피를 대상으로 테스트한 결과 감칠 맛이 뛰어나고 향이 풍부한 아라비카 원두가 한국인의 입맛에 가장 적정하다는 결론을 얻었기 때문이다. 커피는 원두에 열을 가열해 볶는 과정인 로스팅을 통해 커피의 향을 결정하는데 빙그레 아카페라는 ‘프렌치 로스팅’을 통해 잡미를 최소화하고 커피의 깊은 맛을 강조했다.

빙그레 관계자는 “세계 각지에서 원두를 확보하는 일도 어려웠지만 로스팅, 배합비 조절 등 각 원두마다 여러 특성에 맞춰 수백 번의 테스트를 해야 했다”고 개발 당시를 회고했다. 당시 연구진은 하루에 수십 잔의 커피를 마시는 것이 일상이었다.

디자인 측면에서도 기존 커피음료와는 차별화된 원컬러 스타일을 고집해 독특한 스타일을 구현했다. 시중에 있는 까페라떼 제품들이 커피원두와 같은 브라운 계통의 디자인인 반면에 아카페라는 부드러운 감성으로 돌아간 듯 순백색의 순수한 이미지의 원컬러를 사용했다.

친환경 트렌드에 맞춘 무라벨 제품도 선보여 눈길을 끈다. 아카페라 심플리 아메리카노를 시작으로 심플리 디카페인 로어슈거라떼 제품에도 이를 적용했으며 앞으로 계속해서 무라벨 제품을 확대할 예정이다.

김정우 기자 enyo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