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 2025 파워금융인30]
‘패키지 딜’로 시작해 플랫폼으로…윤병운 NH투자증권 사장의 다음 챕터[2025 파워금융인30]
증권사의 리더는 단순히 숫자를 보는 관리자여선 안 된다. 시장을 읽고, 딜을 구조화하고, 조직을 이끄는 감각까지 겸비한 ‘전략가’여야 한다.

2024년 NH투자증권 대표이사 자리에 오른 윤병운 사장은 업계에서 그런 인물로 통한다. LG투자증권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해 2005년부터 우리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에 몸담은 약 20년의 커리어는 ‘IB의 시대’를 증명하는 연대기와도 같다.

그는 특히 IB1사업부 대표로서 거친 시장 속에서도 매년 순영업수익을 증가시켰고 범농협 자금운용과 지주 수익구조 개선에도 결정적 역할을 했다.

시장에서는 그를 ‘패키지 딜의 설계자’, ‘자문 트랙의 교과서’라 부른다. 오스템임플란트 패키지 딜과 LG 지주사 전환, 현대중공업 구조조정 등 굵직한 프로젝트는 그의 이름과 함께 회자된다.

대표 2년 차, 첫해 실적은 숫자로 증명했다. 2024년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에도 불구하고 누적 당기순이익 6867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19% 증가한 실적을 달성했다. 핵심사업인 리테일, IB, 운용, 홀세일 부문 전반에서 뚜렷한 성과가 나타났다.

특히 IB 부문에서 전통 기업금융 리그테이블에서 여전채 대표주관 1위, 회사채 및 유상증자 주관 2위, IPO 주관 4위를 기록하며 경쟁력을 입증했다. 특히 공개매수 시장에서 전체 딜의 52%(12건 중 23건)를 주관하며 독보적인 존재감을 보였다. 부동산 부문에서도 신규 딜 재개로 전년 대비 주관 규모가 크게 증가했다.

회사는 ROE 12% 달성과 PBR 1배 회복을 목표로, IB·리테일·운용 중심의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을 추진하고 있다. IB 경쟁력을 바탕으로 UHNW 리테일 고객을 확대하고, 리테일 자산 성장을 기반으로 운용자산을 확장해 사업 간 시너지를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윤 사장은 이제 또 다른 전환점을 준비 중이다. IB 중심 전략을 넘어서 디지털 혁신과 유연한 조직문화, 고객 중심의 플랫폼 회사로 NH투자증권을 탈바꿈시키겠다는 포부다. “밖으로는 고객, 안으로는 조직 간 협업”을 강조한 그의 취임사는 단순한 수사(修辭)가 아니라 실제 전략의 선언이다.

정채희 기자 poof3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