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이후를 설계하다” 이선훈 신한투자증권 대표의 조직 리셋 [2025 파워금융인30]](https://img.hankyung.com/photo/202504/AD.40315232.1.jpg)
2024년 1300억원대 파생상품 사고로 시장의 신뢰가 흔들리던 순간 신한투자증권의 새 대표로 올라선 이는 위기 수습의 최전선에 서 있었던 내부 인사 이선훈 당시 부사장이었다.
대치·광화문지점에서 시작해 전국 주요 영업본부를 두루 거친 ‘현장통’ 출신이자 전략기획과 리테일, 자산관리까지 요직을 두루 경험한 그는 사고 이후의 조직을 다시 짜는 일을 맡았다. 단순한 수습이 아닌 구조적 변화, 곧 내부통제 시스템의 리셋이었다.
그의 메시지는 명료했다. “신한투자증권의 성공방정식에 대한 임직원의 공감대를 바탕으로 체격이 아니라 체력이 좋은 건강한 회사로 만들어 투명성과 고객 신뢰를 기반으로 지속가능한 증권사를 후배들에게 물려주겠다”는 선언이다.
이를 위해 특단의 조치도 걸었다. ‘성과급 차감’이라는 책임제다. 내부통제 이슈가 발생하면 대표를 포함한 전 임원의 성과급을 일괄 차감하겠다고 선언했다. 실무자에게만 책임을 묻던 과거의 관행을 끊고 내부통제를 실질적 보상 체계와 연결한 것이다. 또한 평가 체계에 ‘내부통제 플래티넘’ 부문을 신설하고 미들·백오피스 인력의 중요성을 제도적으로 반영했다.
또, 내부통제 관리 범위를 임원급에서 부서장급까지 대폭 넓히는 한편 영업 일선에 독립적으로 내부통제 준수 여부를 점검하는 준법감시관리자를 더욱 확대 배치했다. 내부통제 역량을 근본적으로 재점검하고 이를 조직 내 문화로 뿌리내리기 위한 강력한 의지의 일환이다.
그가 바꾼 건 조직의 긴장감만이 아니다. 통제의 강도만 높인 리더였다면 쉽게 지나쳤을 영역, 바로 조직의 ‘사람’을 다시 바라보는 방식에서 변화가 시작됐다. 이선훈 사장은 시니어 인력에 주목했다. 나이가 아닌 경험과 실력으로 평가받는 문화, 지속가능한 전문성의 계승을 조직문화에 심었다.
일선 현장에서 보안관 역할을 하는 준법감시관리자들은 업무 및 조직에 대한 높은 이해도와 내부통제 실행력을 갖춘 높은 업력의 베테랑들이다. 또한 ‘Meister Club’제도를 통해 임금피크제 전환 대상인 시니어 PB 중 고객 중심 자산관리 역량과 실적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일반직과 동일한 조건으로 다시 기회를 부여한다.
동시에 고객 중심 전략도 강화됐다. 해외주식 수수료 인하, 무료 양도세 신고 지원, VIP 멤버십 ‘신한 Premier’ 오픈 등 고액자산가부터 개인투자자까지 폭넓은 서비스를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이선훈 대표는 “보이지 않는 리스크까지 치유해야 진짜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채희 기자 poof34@hankyung.com
©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