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완 우리은행장. 사진=우리은행
정진완 우리은행장. 사진=우리은행
우리은행은 지난해 실적 반등에 성공했다. 2022년 2조8922억원에서 2023년 2조5056억원으로 움츠러들었던 당기순이익이 2024년 다시 3조394억원으로 증가한 것이다. 그럼에도 임원 친인척 부당대출 사건으로 어수선해진 조직을 정비할 수장으로 낙점된 인물은 중소기업그룹 집행부행장을 맡고 있던 정진완 은행장이다.

정 은행장은 취임 후 첫 번째 일정으로 남대문시장상인회를 방문해 소상공인의 어려움을 듣는 시간을 가졌다. 자신의 특기인 중소기업 영업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동시에 현장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다.

정 은행장은 “우리은행의 경영환경은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지만 불필요한 격식을 버리고 실용성과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철저한 시장주의 마인드로 난관을 함께 헤쳐나가자”며 전 임직원에게 함께 위기를 극복해내자고 독려했다.

그가 취임하면서 세운 경영목표는 ‘핵심사업 확장’, ‘미래금융 가속’, ‘고객 신뢰 확립’ 3가지다. 외형성장보다 내실을 다지면서 고객 기반 확보를 통한 미래 준비에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정 은행장은 내실 있는 성장을 위해 카드 영업 등의 목표치는 낮추는 한편 우량고객을 유치하는 데 집중하고 기존 업무를 혁신할 방법을 고민하자는 방침을 세웠다. 또 고객의 신뢰 회복을 올해 최우선 과제로 설정하고 임원, 지점장들부터 내부통제에 직접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12월 금융사고 예방과 리스크 관리 강화를 위해 본부조직 개편을 실시했다. 금융환경 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그룹장 중심 조직 체계를 마련하는 한편 △개인그룹 △WM그룹 △기업그룹 등을 업무 중심에서 고객 중심으로 통합했다. 금융사고 예방과 리스크 관리 제고를 위해 자금세탁방지센터와 여신감리부를 본부급으로 격상해 감독·감시 기능을 강화하고 준법감시실에 ‘책무지원팀’을 신설하기도 했다.

정 은행장은 내부통제를 위한 세부 방안으로 임직원의 순환보직, 업무매뉴얼 구축, 휴가 연속 사용 등을 제시했다. 1인 업무독점을 없애고 업무 선순환이 이뤄지도록 하기 위해서다. 매월 첫 영업일과 마지막 영업일에는 지점장이 직접 금고를 개폐하고 금고 내부 관리 상태를 점검하는 등 내부통제에 대한 마음가짐을 가다듬어 줄 것을 주문했다.


민보름 기자 br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