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 은행장은 취임 후 첫 번째 일정으로 남대문시장상인회를 방문해 소상공인의 어려움을 듣는 시간을 가졌다. 자신의 특기인 중소기업 영업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동시에 현장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다.
정 은행장은 “우리은행의 경영환경은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지만 불필요한 격식을 버리고 실용성과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철저한 시장주의 마인드로 난관을 함께 헤쳐나가자”며 전 임직원에게 함께 위기를 극복해내자고 독려했다.
그가 취임하면서 세운 경영목표는 ‘핵심사업 확장’, ‘미래금융 가속’, ‘고객 신뢰 확립’ 3가지다. 외형성장보다 내실을 다지면서 고객 기반 확보를 통한 미래 준비에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정 은행장은 내실 있는 성장을 위해 카드 영업 등의 목표치는 낮추는 한편 우량고객을 유치하는 데 집중하고 기존 업무를 혁신할 방법을 고민하자는 방침을 세웠다. 또 고객의 신뢰 회복을 올해 최우선 과제로 설정하고 임원, 지점장들부터 내부통제에 직접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12월 금융사고 예방과 리스크 관리 강화를 위해 본부조직 개편을 실시했다. 금융환경 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그룹장 중심 조직 체계를 마련하는 한편 △개인그룹 △WM그룹 △기업그룹 등을 업무 중심에서 고객 중심으로 통합했다. 금융사고 예방과 리스크 관리 제고를 위해 자금세탁방지센터와 여신감리부를 본부급으로 격상해 감독·감시 기능을 강화하고 준법감시실에 ‘책무지원팀’을 신설하기도 했다.
정 은행장은 내부통제를 위한 세부 방안으로 임직원의 순환보직, 업무매뉴얼 구축, 휴가 연속 사용 등을 제시했다. 1인 업무독점을 없애고 업무 선순환이 이뤄지도록 하기 위해서다. 매월 첫 영업일과 마지막 영업일에는 지점장이 직접 금고를 개폐하고 금고 내부 관리 상태를 점검하는 등 내부통제에 대한 마음가짐을 가다듬어 줄 것을 주문했다.
민보름 기자 br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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