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파워 금융인 30-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 사진=카카오뱅크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 사진=카카오뱅크
2016년 윤호영 대표가 카카오의 모바일뱅크 TFT 부사장을 맡아 카카오뱅크 설립을 주도했을 때만 해도 캐릭터 중심 인터페이스를 앞세운 오프라인 매장도 없는 인터넷은행이 한국의 보수적인 금융 시스템을 뒤흔들 수 있을 것이라 예상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그러나 불과 몇 년 만에 카카오뱅크는 한국을 대표하는 인터넷 전문은행으로 자리 잡았고 디지털 기술이 전통 금융을 어떻게 재편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가 됐다.

윤 대표는 대한화재를 거쳐 ERGO다음다이렉트, 다음커뮤니케이션, 카카오 등을 거치며 금융과 정보통신기술(ICT)을 연결해 온 전문가다. 카카오뱅크는 ‘윤호영 1인 태스크포스(TF)’가 시작이었다.

라이선스 기반의 산업인 금융, 그중 규제 강도가 가장 높은 은행업에 대한 도전이었기 때문에 2014년 당시 내부에서조차 성공에 대한 의문을 가지는 상황에서 윤 대표가 적극적으로 설득하며 1인 TF로 시작하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모바일 퍼스트 전략을 앞세워 2021년 카카오뱅크의 기업공개(IPO) 흥행을 이끌었고 윤 대표의 리더십 아래 카카오뱅크는 2024년 말 기준 고객 수 2488만 명을 확보했다. 월간활성이용자(MAU)는 1890만 명에 달한다. 출범 이후 꾸준한 실적 우상향으로 지난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5연임에 성공해 10년째 카카오뱅크를 이끌고 있다.

윤 대표는 비이자 수익 확대와 수익 구조 다변화를 위해 대출·투자 플랫폼 강화에 주력했다. 지난해 비이자수익은 8891억원으로 1년 전보다 25.6% 증가했다. 비이자수익이 늘어나면서 전체 영업수익(2조9456억원)에서 비이자수익이 차지하는 비중은 30.2%로 확대됐다.

지급결제, 펌뱅킹·오픈뱅킹 수익 및 광고 비즈니스 등 수수료·플랫폼 사업이 고르게 성장하며 지난해 수수료·플랫폼 수익은 3017억원을 달성했다. 윤 대표는 지난해 6월 인도네시아 디지털 은행 ‘슈퍼뱅크’ 설립에 참여한데 이어 태국 가상은행 인가 취득에 나서며 ‘K금융의 세계화’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윤 대표는 인공지능(AI) 분야 혁신도 이어간다. 연내 오픈AI의 챗GPT 모델을 활용해 자연어 기반의 ‘대화형 AI 금융 계산기’를 선보일 예정이다. 카카오뱅크의 금융 전문성과 카카오의 혁신적인 AI 기술을 결합해 사용자 중심의 ‘AI 네이티브 뱅크’로 도약한다는 목표다.


안옥희 기자 ahnoh05@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