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주가 하락기 섹터별 성과 [오대정의 경제지표 읽기]
미국 정부의 관세 인상으로 촉발된 주가 하락 이후 글로벌 주식시장에는 좀처럼 반전의 계기가 보이지 않고 있다.

[표1]은 S&P500 고점인 2월 19일 및 연초부터 4월 21일까지 섹터 ETF 수익률이며 고점 대비 최근 수익률이 높은 순서로 배열하였다.

S&P500은 고점 대비 –16% 하락하였는데 경기방어 섹터인 필수소비재, 유틸리티, 그리고 헬스케어의 방어력이 높았고 IT 또는 인터넷 관련 기술주 섹터의 낙폭이 컸음을 알 수 있다. 표에 나와 있지는 않지만 M7으로 불리는 7개 대형기술주로 구성된 ETF는 고점 대비 –26% 하락하여 특히 낙폭이 컸다.

S&P500 성과를 개별 섹터와 비교하면 하위권에 위치했는데 이는 시장지수 내에서 기술주의 비중이 높았기 때문이다. S&P500에서 IT가 30%, 통신(인터넷)이 10%, 재량소비재가 10%를 차지하여 기술 관련 섹터가 약 50%를 차지하고 있음이 원인이다.

재량소비 섹터는 주된 업종이 호텔 및 음식료업 그리고 소매업체 등인데 섹터 내에서 아마존과 테슬라가 시가총액 1위와 2위를 차지하기 때문에 기술주의 움직임을 많이 추종하여 이번 하락기에 낙폭이 컸다.

[표2]는 2000년 3월 말 IT 거품 정점 이후 미국 주식 섹터별 수익률이며 고점 이후 6개월 수익률이 높은 순서로 배열하였다. 이 시기에는 최근 미국 주식시장 움직임과 유사하게 IT 관련 섹터의 부진으로 S&P500 지수가 6개월 –6%, 1년 –25% 하락하였다.

경기방어 섹터들은 고점 이후 6개월 만에 유틸리티가 41%, 헬스케어가 23% 오르는 등 모두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주가 하락이 시작된다고 주식형 펀드에서 자금이 한꺼번에 인출되지는 않기에 낙폭이 큰 IT 관련 섹터를 매도하고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경기방어 섹터를 매수하는 과정에서 방어주의 성과가 좋았던 것으로 보인다.

특히 1990년대 중반부터 2000년까지는 IT 섹터가 낙관적 기대로 밸류에이션이 매우 높아졌는데 경기방어 섹터는 이전에 성장 기대도 낮았고 따라서 고평가 부담도 없었기에 매수세가 집중되었다. 이러한 점 역시 최근 미국 주식시장 상황과 유사하다 할 수 있다.
최근 일부 투자자들이 이번 주가 하락을 기회로 기술주 레버리지 ETF에 투자 비중을 늘린 것으로 알려졌다. 2000년 이후 2년 6개월 동안 나스닥 지수가 –80% 이상 하락하는 과정에도 30% 이상의 반등이 3차례 나오기도 했으니 기회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겠지만 여전히 높은 IT 밸류에이션을 고려하면 수익 대비 위험이 너무 커 보인다.

관세로 인한 무역분쟁이 마무리되는 경우에도 경기침체 위험이 다시 부각될 가능성이 있음을 감안하면 기대수익을 낮추고 경기방어 및 IT 이외의 섹터로 투자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할 시기가 아닌가 한다.

오대정 전 미래에셋자산운용 전무, CF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