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화 시대 성장주에서 ‘탈세계화 시대 가치주’로 [베스트 애널리스트 추천 전략]
 세계화 시대 성장주에서 ‘탈세계화 시대 가치주’로 [베스트 애널리스트 추천 전략]
중국의 현재 정책적 대응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시진핑 주석이 3연임을 통해 사실상의 독재를 하고 있다는 점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 중국 역사에서 독재를 했다고 볼 수 있는 인물은 2명인데 마오쩌둥과 덩샤오핑이다. 하지만 마오쩌둥과 덩샤오핑의 독재와 시진핑 주석의 독재에는 명확한 차이가 하나 있는데 ‘구체적인 성과’가 없다는 것이다. 마오쩌둥은 건국의 아버지이고 덩샤오핑은 중국 경제의 총설계자로 불리지만 시진핑 주석은 어떻게 평가될 수 있을까.

독재의 정당성을 위해 ‘구체적인 성과’가 필요하다면 중국인들이 수긍할 만한 성과는 무엇일까. 2가지 정도를 떠올릴 수 있는데 첫째는 하나의 중국(대만 흡수통일)을 완성하는 것과 둘째는 당면한 문제인 미국과의 패권전쟁에서 이기거나 최소한 무승부를 기록함으로써 G2 체제를 공고히 하는 것이다. 이러한 목표가 반영된 것이 시진핑 주석의 2가지 꿈(강군몽, 중국몽)이다.

먼저, 하나의 중국을 완성하는 것은 실제 전쟁으로 이어지진 않길 바라지만 불확실성 관점에서는 고려해야 할 변수다. 이와 관련해서 흥미로운 점은 2022년 벅셔해서웨이가 TSMC에 투자한 적이 있었는데 1~2분기 만에 전량 매도하면서 워런 버핏은 ‘지정학적 리스크’를 매도 이유로 지적했다는 것이다. 그는 TSMC는 매우 훌륭한 회사이지만 TSMC가 미국 회사였다면 훨씬 좋았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대만 불확실성을 고려한 것이라 추측할 수 있겠다.

한편 ‘미국과의 패권전쟁에서 이기거나 최소한 무승부를 기록함으로써 G2 체제를 공고히 하는 것’은 지금의 관세전쟁에서 특히 고려해야 할 점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정책은 윌리엄 매킨리 대통령의 방식을 따를 가능성이 높고 그렇다면 점차 완화될 가능성이 있다. 시진핑 주석 입장에서는 1980년대 일본의 플라자 합의와 같은 굴욕적인 협상은 불가할 것이다. 중국인들은 역사적으로 중화사상을 갖고 있기 때문에 굴욕적인 항복을 하는 통치자에게는 거부감이 클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시진핑 주석 입장에서는 설령 중국의 상황이 불리하더라도 최대한 강경하게 저항함으로써 미국과의 협상에서 동등한 위치에 서려고 할 것이다. 이는 곧 미국과 중국 간 관세 협상 분위기가 일부 개선될 수는 있으나 일정 수준의 한계를 가진 협상일 수밖에 없음을 시사한다. 게다가 장기적으로는 계속해서 기술 패권전쟁, 공급망 분리 등을 지속해 나갈 것이다.

미국과 중국 간 관세 협상에 대한 긍정적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최악의 상황은 지나고 있는 듯하다. 그러나 문제는 관세전쟁 본격화 전과 비교했을 때다. 미국의 대중국 관세율이 145%에서 50~65%로 낮아지는 것이 ‘현재 대비’로는 개선되는 것이 맞지만 관세전쟁 본격화 전 대비로는 상당히 높아진 것 또한 사실이다.

따라서 한국 주식시장에 대해서는 ‘세계화 시대의 성장주’라는 시각에서 탈피해 ‘탈세계화 시대(제국주의 시대)의 가치주’가 되었다는 시각으로의 전환이 필요하겠다.

하인환 KB증권 애널리스트
2024 하반기 데일리 시황 부문 베스트 애널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