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크로소프트(MS)는 28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5 업무동향지표(Work Trend Index Annual Report)’를 발표했다. 이번 보고서는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 31개국, 총 3만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작성됐다. MS는 AI가 단순한 기술 수준을 넘어, 산업 구조와 노동의 개념 자체를 재편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리더의 82% (한국 77%)는 향후 12~18개월 이내에 AI 에이전트를 조직에 도입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응답자 3명 중 1명은 AI 에이전트 도입이 인력 조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AI가 단순한 보조 도구를 넘어 조직 구조 재편의 촉매가 될 수 있다는 뜻이다.
MS는 많은 조직이 기존의 ‘하이브리드 팀’에서 ‘프런티어 팀’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이브리드 팀은 인간이 중심이 되어 AI가 업무를 보조하는 구조이다. 프런티어 팀은 AI가 실질적인 팀원으로서 주요 업무를 수행하고, 인간은 전략과 방향을 주도하는 형태다. MS는 “향후 2~5년 안에 대부분의 조직이 프런티어 기업으로의 전환을 시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프런티어 조직에서는 모든 직원이 단순히 AI를 사용하는 것을 넘어, AI를 설계하고 관리하며 지시를 내리는 ‘에이전트 보스’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AI 도입은 노동의 개념 자체에도 근본적인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MS는 “AI는 실제로 생산성 향상에 기여하고 있지만, 현재의 일하는 방식이 변화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단순한 기술 도입을 넘어 ‘지식 노동’의 정의 자체를 다시 써야 할 시점이라고 분석했다. 디지털 노동력을 “인간이 감당하기 어려운 생산성 수요를 보완하는 새로운 해결책”으로 정의하며, AI를 실질적인 인력 확장 수단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밝혔다. AI를 ‘디지털 직원’으로 바라봐야 한다는 주장이다.
반복적이고 비효율적인 업무는 AI가 맡고, 인간은 창의성과 전략, 판단력이 필요한 업무에 집중하는 식이다. 과거에는 ‘이메일 쓰기’, ‘문서 작성하기’ 같은 일을 사람이 했다면, 앞으로는 ‘AI 에이전트를 운영하고 관리하는 일’을 인간이 맡게 될 것이라고 설명한다.
AI에 대한 인식은 ‘대체’보다는 ‘협업’에 가까웠다. 리더와 직원 모두 AI가 인간의 역량을 보완하고 함께 일하는 파트너로 자리 잡고 있다고 인식했다. AI를 선호하는 이유로는 ▲ 24시간 사용 가능(42%, 한국 27%) ▲ 일정한 품질과 속도(30%, 한국 33%) ▲ 무제한 아이디어 제공(28%, 한국 25%) 등이 꼽혔다.
다만 AI 적응도에서는 명확한 차이가 있었다. 리더의 67%(한국 70%)는 AI 에이전트에 익숙하다고 답했지만, 일반 직원은 40%(한국 32%)에 그쳤다. 이와 함께 직원의 52%, 리더의 57%는 자신이 속한 산업에서 직업 안정성이 보장되지 않는다고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AI 시대에 대한 기대와 함께 불안감 역시 공존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MS는 “2025년 가장 중요한 역량은 ‘AI 리터러시’가 될 것”이라며, AI 기술을 익히고 이를 실무에 적용하는 능력이 개인과 기업 모두의 핵심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조직은 AI 에이전트를 디지털 직원으로 받아들이고, 인간과 에이전트 간의 역할 분담과 비율 설계가 핵심 과제가 될 것”이라며, AI 도입을 기술이 아닌 조직 혁신의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고송희 인턴기자 kosh1125@hankyung.com
©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