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2차 경선 결선에 진출한 김문수, 한동훈 후보가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후보자 선출을 위한 3차 경선 진출자 발표에서 꽃다발을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강은구 기자)
국민의힘 2차 경선 결선에 진출한 김문수, 한동훈 후보가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후보자 선출을 위한 3차 경선 진출자 발표에서 꽃다발을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강은구 기자)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김문수·한동훈 2강 구도로 좁혀진 가운데, 4강에서 탈락한 홍준표 후보 지지자들의 역선택 조짐이 보이고 있다.

국민의힘 대선 후보 선정 발표가 진행된 29일 홍 후보는 2강 후보에 들지 못하고 안철수 후보와 함께 탈락했다. 탈락 발표 이후 홍 후보는 정계은퇴와 더불어 국민의힘 탈당을 선언했다. 이튿날인 30일 오전 홍 후보는 국민의힘에 탈당계를 제출, 30년 간 몸 담았던 보수진영에서 물러났다.

갑작스런 홍 후보의 정계은퇴 그리고 탈당에 홍 후보를 지지하던 지지자들은 당에 대해 참아왔던 불만을 표출했다.

1997년 제 15대 대통령 선거부터 총 다섯 번의 대선에서 모두 보수 후보를 찍었다고 밝힌 50대 ㄱ씨는 홍 후보의 탈당소식에 자신도 국민의힘 당원을 탈당할 것이라며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그는 “20대 때부터 보수를 지지했고, 박근혜 대통령 탄핵 때도 정치적 신념을 지켜왔는데, 이번 국민의힘 대선 후보 선정을 보면서 이건 아니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번 윤석열이 나왔을 때도 당에 얼마나 사람이 없으면 저 사람이 하겠나 싶었는데, 이번에 또 외부인사(한동훈)가 될 것 같은 분위기라 이 당에 답이 없는 것 같다”며 소회를 털어놨다.

이번 국민의힘 대선 경선 당시 홍 후보를 지지했다는 ㄴ씨 역시 “어제 홍준표 후보가 탈락하는 거 보고 바로 당원 탈퇴를 신청했다”며 “나 같은 사람이 얼마나 될 진 모르지만 이렇게라도 해야 당에서도 심각성을 알 것 같아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양쪽 누가 나와도 싫지만 이재명을 찍어서 희망 없는 국민의힘을 해산시키는 게 내 결론”이라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대선 후보 선정 기간에 개설된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서도 홍 후보의 정계은퇴 선언 이후 동요되는 모습들이 나오기도 했다. “탈당 절차 어떻게 하나요”, “30년 뼈 빠지게 일한 홍 후보님을 이렇게 나가게 하다니”, “국짐에 답이 없다” 등 당을 비판하는 글이 주를 이루기도 했다.

오픈채팅방 한 이용자는 “박근혜, 이명박 감옥 보낸 사람들이 당에 들어와서 정치 경험도 없이 해먹으려 하는데, 그걸 이용해서 떡고물 챙기려는 인간들···해산이 답이다”라고 주장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30일 최종 후보를 선정하기 위해 김문수·한동훈 후보의 토론이 진행될 예정이다. 내달 1~2일 양일간 선거인단 투표·국민여론조사를 실시하고, 3일 국민의힘 제5차 전당대회를 열어 최종 대선후보를 선정할 계획이다.

강홍민 기자 kh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