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억 예금계좌 10만개 돌파
5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은행의 저축성예금 가운데 잔액이 10억원을 초과하는 계좌는 10만개로 집계됐다. 지난해 6월 말 기준 9만7000개에서 3000개 더 늘었다. 10만개를 기록한 건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02년 이후 처음이다.
잔액이 10억원이 넘는 계좌들의 전체 잔액도 지난해 말 기준 815조8100억원으로 지난해 6월 말(781조2320억원)보다 4% 넘게 증가했다. 이 잔액이 800조를 넘은 것 역시 이번이 처음이다.
예금주 대부분은 법인으로 10억원 초과 정기예금과 저축예금은 각각 6만1000개, 5000개로 반년 전과 비슷한 수준이었지만 기업자유예금이 3만1000개에서 3만4000개로 늘어난 영향이 컸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 출범과 비상계엄·탄핵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기업들이 투자를 유보하고 은행에 여윳돈을 쌓아둔 것으로 풀이된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추가로 내릴 것이란 전망도 한몫했다. 지난해 6월 말 기준 연 3.50%에 달했던 기준금리는 현재 2.75%까지 떨어졌다. 경기 둔화 대응을 위한 연내 추가 인하가 예상된다.
한은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 시장에서 금리 인하 기대가 커졌다"며 "금리 추가 하락을 예상한 법인들을 중심으로 저축성예금 잔액을 늘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태림 기자 t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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