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둠스크롤링은 파멸(doom)과 스크롤링(scrolling)의 합성어로, 부정적인 뉴스나 콘텐츠를 쉬지 않고 강박적으로 소비하는 행위를 일컫는 신조어다.
뉴스위크는 11일(현지 시각) “Z세대, 둠스크롤링 문제를 안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미국 젊은 성인들의 불안이 최근 크게 높아졌다”고 보도했다. 코로나19 이후 젊은이들의 휴대전화 및 SNS 사용 시간이 증가하면서 둠스크롤링도 함께 늘어난 것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미국 보건복지부 데이터에 따르면, 18~29세 성인 중 불안을 겪는 비율은 2019년 8%에 불과했지만, 2023년 22%로 급증했다. 코로나19가 시작된 시점과 맞물린다.
브라운대 공중보건대학원의 저드슨 브루어 박사는 뉴스위크에 “팬데믹으로 인한 불확실성, 경제적 불안정성, 끊임없는 SNS 노출이 완벽한 불안 ‘촉발 요인’을 만들어냈다’고 말했다.
하버드 의대 발라춘다르 수브라마니암 교수도 “많은 Z세대가 SNS에 푹 빠져 하루에 7시간을 스마트폰에 소비한다”며 “SNS는 이들에게 지루함, 스트레스, 외로움 등을 잠시 잊게 하는 ‘디지털 진정제’ 역할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 미국 여론조사 기관 Morning Consult 설문 조사에 따르면, 미국 성인의 31%가 정기적으로 둠스크롤링을 하고 있으며, Z세대에서는 그 비율이 53%에 달한다. 밀레니얼 세대도 46%가 둠스크롤링을 하고 있다고 답했다.
둠스크롤링은 도파민 분비로 일시적인 안도감을 주지만, 장기적으로는 불안과 스트레스를 증폭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수브라마니암 교수는 “정보를 계속 스크롤하거나 SNS 게시글 공유, 알림을 받을 때마다 도파민이 분비되지만, 결과적으로 중독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2024년 세계보건기구(WHO)는 보고서에서 “청소년 10명 중 1명 이상이 “SNS 사용에 문제 행동 징후를 보이며 통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SNS가 젊은층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매일 SNS 사용 시간을 15분 이하로 줄이고, 스마트폰 화면을 흑백 전환, 알림을 끄는 것이 불안 증세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김민주 기자 minj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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