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의 역설, 비즈니스 성공의 열쇠[서평]
메타필링: 성공과 행복을 결정짓는 감정의 기술
송오현·김성태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만1000원
비즈니스 세계에서는 오랫동안 데이터에 근거한 분석, 냉철한 판단, 감정을 배제한 결정이 이상적인 리더의 조건처럼 여겨졌다. 하지만 불확실성과 변화가 일상화된 오늘날 ‘감정’이라는 내면의 목소리를 무시하는 조직과 개인은 더 이상 지속 가능한 성장을 기대하기 어렵다. ‘메타필링’은 이 지점에서 매우 시의적절한 통찰을 제공한다. 감정을 단지 인간적인 약점으로 치부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성찰과 리더십, 조직관리, 창의적 문제 해결의 중심에 놓는 이 책은 독자들에게 꼭 필요한 ‘정신적 프레임의 전환’을 제안한다.

이 책에서 저자는 ‘감정’을 단지 경험하는 것을 넘어 감정을 인식하고 해석하며 전략적으로 활용하는 ‘메타필링(Meta Feeling)’이라는 개념으로 확장시킨다. 메타필링이란 자신의 감정을 바라보는 감정, 즉 ‘감정에 대한 감정’이다. 이를 통해 우리는 자신이 지금 어떤 감정을 느끼는지, 그 감정의 원인은 무엇인지, 그리고 그것이 어떤 행동을 유도하는지를 성찰하게 된다.

비즈니스 리더에게 이 능력은 곧 ‘정서적 민첩성(emotional agility)’으로 연결된다. 감정의 파도에 휘둘리지 않고 감정의 본질과 메시지를 정확히 해석하며 상황에 맞게 대응하는 유연함은 위기의 순간에 더욱 빛난다. 감정에 끌려 다니지 않고 감정을 리딩하는 리더는 구성원의 신뢰를 얻고, 조직의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

그렇다면 ‘감정의 언어’는 어떻게 배워야 할까? 이 책은 다양한 감정의 스펙트럼을 소개하면서 우리가 흔히 단순하게 구분해온 ‘좋은 감정’과 ‘나쁜 감정’의 이분법을 허물고자 한다. 불안, 분노, 수치심, 좌절감처럼 회피하고 싶은 감정들 역시 중요한 정보를 담고 있으며, 이를 억누를 것이 아니라 해석하고 소통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실제로 연구에 따르면 감정을 명확히 언어로 표현할 수 있는 사람일수록 정신건강은 물론 의사결정력과 대인관계 능력에서도 우수한 성과를 보인다고 한다.

특히 조직의 리더나 변화의 최전선에 있는 실무자들에게 이 통찰은 매우 실용적이다. 구성원의 감정을 정확히 읽고 언어화하는 능력은 팀워크를 강화하고 위기 상황에서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을 가능하게 한다. 감정은 더 이상 피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전략의 일부가 되어야 한다.

‘메타필링’은 감정과 성장, 감정과 성과 사이의 관계를 이론에 그치지 않고 다양한 실천 도구와 사례로 구체화한다. 감정을 파악하고 해석하는 감정 다이어리 쓰기, 감정 언어 훈련, 자기 대화의 전환법, 부정적 감정의 정리 루틴 등은 독자들이 일상 속에서 곧바로 실행할 수 있는 방법들이다.

이러한 감정 전략은 조직 운영에도 적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성과 피드백 면담 시 상대의 감정을 사전에 진단하고 이에 따른 피드백 언어를 조정하는 것, 회의 전 구성원 감정 상태를 점검하는 사전 설문을 실시하는 것, 주간 업무일지에 감정 칼럼을 포함시키는 것 등이 그 사례다. 이는 단순한 감성 마케팅과는 다른 차원의 접근이다. 감정은 이제 조직 문화의 체계적 요소로 설계되어야 한다.

감정은 인간의 본질이며 소비자이자 구성원인 사람의 의사결정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감정을 이해하고 조율할 줄 아는 사람은 결국 사람을 이끌고, 시장을 읽고, 변화를 선도하게 된다. ‘메타필링’은 그러한 통찰을 제공하는 ‘감정 전략서’라 할 만하다. 저자들은 감정을 자유자재로 활용하고 응용하고 확장하는 사람들이야말로 삶의 행복을 움켜쥐고 삶의 주인공으로 살아갈 수 있다고 확신한다. 인간관계와 사회관계에 윤활유가 되어주고, 창의적 영역에서도 놀라운 성과를 추동하는 힘이 바로 감성이라고 강조하는 것이다.

감정이라는 비가시적 자산을 전략화하려는 모든 독자에게, 특히 더 나은 의사결정과 조직 운영을 고민하는 리더들에게 이 책은 ‘성공’이라는 단어를 다시 정의하게 만든다. 성과를 내기 위해 감정을 누르기보다 감정의 메시지를 듣고 이해할 줄 아는 것, 그것이 진짜 변화의 시작이다.

마현숙 한경BP 출판편집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