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서 간 조율을 위해선 구성원보다
더 나은 문제 해결력이 필요하다.
결국 리더 본인의 ‘전문성’이 뒷받침돼야
‘진짜’ 리더가 될 수 있다”
![관리자가 더 ‘리더답기’ 위해 챙겨야 할 두 가지[김한솔의 경영전략]](https://img.hankyung.com/photo/202505/AD.40480009.1.jpg)
결정을 위해선 그 일을 잘 알고 있어야 한다. 부서 간 조율을 하려면 구성원보다 더 나은 문제 해결력도 필요하다. 결국 리더 본인의 ‘전문성’이 뒷받침돼야만 ‘진짜’ 리더가 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러려면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
성장 과제 정하기
본격적 이야기에 앞서 리더의 전문성을 얘기하면 가끔 듣는 얘기가 있다. “내가 이 일을 10년 넘게 했는데…”라는 말이다. 오래 했으니 충분한 전문성을 갖고 있다는 자신감이다. 동의한다. 다만 ‘전문성’이라는 단어는 ‘숙련도’로 바꾸는 게 맞겠다. 오래해서 잘 하는 건 노련한 ‘숙련가’일 뿐 까다로운 상황을 해결할 ‘전문가’는 아니어서다.
남과 진짜 다른 전문가는 뭐가 다를까. ‘내가 무엇을 더 잘 해야겠다’, ‘어떤 부분을 더 보완해야겠다’라는 명확한 목표를 갖고 의도적인 노력을 기울이는 사람이 전문가다. 지금까지 해 왔던, 내가 성과를 잘 낼 수 있는 영역에만 머물러 있는 게 아니라 새로운 걸 배우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는 사람이다. 생각해 보면 너무 당연하다. 최고의 운동선수들 곁에는 늘 코치, 트레이너가 붙는다. 원래 하던 기술로도 이미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조금 더 나아지기 위해 계속 배우는 사람, 우리는 이를 전문가라고 말한다.
숙련가를 넘어 전문가가 되려면 뭐가 필요할까. 2가지를 생각해 보자. 한 가지는 나를 더 성장시킬 수 있는 과제 정하기다. 과제는 3가지 측면에서 생각해 볼 수 있다. 먼저 현재 맡고 있는 업무를 더 잘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배우려는 노력이다.
예를 들어 인공지능(AI)을 업무에 더 잘 활용하기 위한 교육을 듣는다면? 나의 업무 효율화를 넘어 조직 차원에서도 새롭게 일하는 방법을 만들어낼 수도 있다. 지금의 일을 더 잘하기 위한 ‘자격증’ 취득을 목표로 공부를 할 수도 있다. 물론 힘들다. 하지만 계속 변화하는 세상에 발맞춰 가려면 배우려는 의도적인 노력은 필수다.
두 번째는 기존에 해 보지 않았지만 나의 업무 범위를 넓힐 수 있는 새로운 프로젝트에 도전하기다. 조직에선 사실 ‘일하는 과정’에서 배울 수 있는 게 가장 많다. 그런데 리더는 ‘일’에서 배우기가 쉽진 않다. 앞서 말했듯 ‘숙련가’로서 이미 대부분 익숙한 일일 확률이 크기 때문이다. 내가 해 보지 않았던 일을 의도적으로 찾아야 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자료를 정리하고 분석, 기획하는 일을 주로 해 왔다면 의도적으로 ‘사람’ 관계가 성과 달성에 중요한 업무에 자원하는 식이다. 내 약점이 드러나게끔 해서 그 약점을 채우기 위해 안 써본 근육을 의도적으로 쓰려는 시도가 필요하다.
리더가 생각해 볼 수 있는 과제의 마지막 세 번째는 관계성 높이기다. 업계 관련자들의 모임에 의도적으로 참석을 하는 식으로 네트워킹을 넓혀보자. 나와 비슷한 일을 하며 유사한 고민을 겪고 있는 사람들을 만나면 서로의 노하우를 나눌 수 있다. 다른 회사에선 어떻게 일하는지를 간접적으로 배울 수 있는 시간도 된다. 리더가 조직 내부 상황을 잘 들여다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외부로 향하는 시야도 넓혀야 함을 기억하자.
솔직한 피드백 받기
과제를 정해 노력하는 게 리더 스스로 할 수 있는 거라면 전문가가 되기 위한 두 번째는 다른 사람의 도움으로 만들어진다. 바로 리더인 나에 대한 ‘솔직한 피드백’을 받는 노력하기다.
리더가 되면 나에 대한 이야기, 특히 부정적 이야기를 잘 듣지 못한다. 내가 문제가 없어서가 아니다. 구성원 입장에선 리더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말을 했다가 괜히 ‘찍히지 않을까’ 걱정을 하기 때문이다. ‘나보다 더 일 잘하는 분인데 내가 뭐라고 괜히…’라는 생각에 위축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들어야 한다. 이 세상에 완벽한 사람은 없으니까. 그리고 그래야 내가 어떻게 변해야 하는지를 알 수 있다. 자신에 대한 피드백을 받으려면 리더가 대화의 장을 만들어 줘야 한다. 찾아오길 기대하지 말고 나에 대한 피드백을 요청하라는 뜻이다.
나에 대한 피드백을 받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나랑 일하는 거 어때요? 리더로서 내가 어떤 부분을 고치면 좋을까요”라고 물어보면 될까. 용기 있게 묻는 의지는 높이 사겠다. 하지만 안타깝지만 이렇게 물어선 얻을 수 있는 게 없다. 리더가 물었으니 구성원들이 기다렸다는 듯 ‘리더님 업무적으로는 이거 이거, 관계적으론 이렇게 바꿔주세요’라고 말을 할 확률은 얼마나 될까. 제로(0)다. 입장 바꿔 리더인 나의 상위 리더가 이렇게 묻는다면 솔직하게 피드백 할 사람 별로 없다. 그 질문은 타깃이 ‘리더’이기 때문이다. 리더를 직접적으로 대화 주제로 삼을 강심장은 많지 않다.
피드백을 받기 위해선 질문을 잘해야 한다. 어떻게 묻느냐에 따라 구성원이 안정감을 갖고 말을 할 수도, 불안함에 입을 닫아 버릴 수도 있다.
직원들이 바라는 소통은
2가지를 생각하자. 하나는 초점을 내가 아닌 ‘일’에 두는 것이다. ‘내가 뭘 바꿔야 할까’가 아니라 ‘우리 부서가 좀 더 생산적으로 일하려면 뭐가 바뀌어야 할까’를 묻는 식이다. 구성원 입장에서 이 질문이 편한 이유는 타깃이 리더가 아니어서다. 이 과정에서 구성원은 업무 진행 시 개선해야 할 점을 말할 수 있게 된다. 또 다른 방식은 ‘상대’에게 초점을 맞추는 질문이다. “본인이 우리 조직에서 일하면서 일 방식이나 조직문화에 아쉬움을 느낀 게 있다면 어떤 건가요”와 같은 질문이다. 특정인을 저격하는 게 아닌 본인의 경험이나 느낌을 말할 때 상대적으로 편안함을 느끼기 때문이다.
이렇게 질문을 한 뒤 리더는 구성원의 얘기를 잘 들어야 한다. 잘 듣는다는 건 그들의 이야기 속에서 리더가 해야 할 역할을 ‘발견’하는 것이다. 직접적으로 말하진 않았을 뿐 구성원들이 말한 대부분의 요청사항은 ‘리더’를 향한 것이다. 이걸 나에 대한 피드백으로 생각하면 된다.
피드백을 받은 다음 ‘행동’으로 옮기는 것도 중요하다. 구성원들이 요청한 걸 다 받아줘야 한다는 건 아니다. 할 수 있는 것과 그럴 수 없는 걸 구분하고 내가 바꿀 수 있는 건 작은 변화라도 실행에 옮기면 된다. 내가 어쩔 수 없는 건 왜 바꿀 수 없는지를 구성원들에게 알리자. 그게 직원들이 바라는 ‘소통’이다. 구성원들 머릿속에 ‘말을 하긴 했는데 어떻게 돼 가는 거지’라는 의문이 생기지 않게 하는 게 필요하다. 이렇게 리더가 구성원들의 이야기에 ‘반응’해 줄 때 다음번에도 리더인 나에게 솔직한 피드백을 건네줄 것이다.
직원들이 조직에서 바라는 게 ‘성장’이라는 말을 많이 한다. 그래서 직원을 성장시키는 게 리더의 역할이라고도 말한다. 그 성장을 ‘나’에게도 안겨주면 좋겠다. 리더인 나 역시 끊임없이 나아져야만 하는 사람인 건 똑같으니까 말이다. 어제와 다른 나로 변화하며 ‘진짜’ 리더다운 리더가 되면 좋겠다.
김한솔 HSG휴먼솔루션그룹 조직갈등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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