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체의 첫 번째 과제는 ‘수출업무 전산화’다. 그동안 수기로 처리되던 말소, 통관, 선적, 행정서류 등의 복잡한 업무를 ERP 기반의 통합 디지털 시스템으로 자동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 프로젝트는 인하대학교 청년예비창업팀 '오토로드솔루션'과 글로벌 ERP 전문기업 ‘Odoo(오두)’의 협업으로 추진되고 있다.
특히 이번 프로젝트는 단순한 기술 혁신에 그치지 않고, 업계의 구조적 문제로 지적되어 온 비공식 유통, 세금 회피, 허위매물 등 불법 행위 근절과 업계 이미지 개선을 위한 자정 노력으로도 평가받고 있다. 실제로 수출협동조합은 품질인증제도 및 교육체계를 병행 운영하며 업계의 신뢰 회복을 위한 제도 정비에 앞장서고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산업의 정책화와 제도적 기반 마련을 위한 독립 지원기관 설립도 추진된다. 한국 자동차산업 수출협동조합은 현재 ‘한국 자동차산업 수출지원협회(가칭)’의 설립을 준비 중이며, 2025년 하반기 사단법인 출범을 목표로 관계 부처와 협의를 진행 중이다.
협회는 중고차 수출산업의 제도화를 위한 전담 산업기관으로서 '중고자동차 수출 관련 정책 제안 및 제도 개선', 'ISO 17024 기반 품질인증제도 및 평가사 교육 운영', '수출기업 대상 통관 가이드 및 산업정보 제공', '청년 및 중장년 전문 인력 양성 및 일자리 연계', 'ESG 기반 수출체계 구축 및 산업 고도화' 등의 핵심 사업을 수행할 예정이다.
아이로드 ERP 개발, 글로벌 해커톤 개최, 품질 인증제도 운영 등 실무 혁신을 이끌어온 수출협동조합은 이번 사단법인 설립을 통해 전국 단위 수출업체와 창업자들을 체계적으로 지원하는 법적 기반을 마련하고, 궁극적으로는 산업 전반의 공공성과 투명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협회 설립의 실무 총괄을 맡은 아이로드그룹 임미현 대표는 “그간 민간자본으로 추진해온 전산화와 인증제도, 플랫폼 구축의 모든 성과는 산업 전체와 공유하기 위한 시작점”이라며 “중고차 수출산업은 2025년 들어 사상 최대 실적이 예상될 만큼 빠르게 성장 중이며, 이제는 정부와 지자체, 관련 기관이 함께 협력해 체계적인 산업정책을 마련해야 할 시점”이라고 밝혔다.
이어 “청년 창업가들과 함께 수출업무 전산화 시스템을 실현하고, 중장년층의 재취업까지 연계되는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며 “불법을 근절하고, 한국형 수출 품질 인증 및 디지털 시스템을 통해 중고차 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전방위로 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임미현 대표는 2025년 6월 12일 열리는 ‘아이로드 글로벌 해커톤’의 심사위원장을 맡아 현장에서도 산업 인재 발굴에 참여하고 있다. 그는 “2000년대 초반에는 전산화 자체가 어려웠지만, 지금은 청년 개발자들과 IT 기술이 산업을 이끄는 시대”라며 “이번 해커톤은 중고차 수출 산업의 디지털화를 설계하는 출발점이며, 연간 100만 대 수출 체계를 위한 실제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자동차산업 수출지원협회(가칭)’는 올해 안으로 발기인 총회 및 창립총회를 마친 뒤, 주관 부처 인가 절차를 거쳐 정식 사단법인으로 출범할 예정이다.
한경비즈니스 온라인뉴스팀 기자 biznew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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