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직구 찬바람” 7조 쓰던 카드 결제 급감
올해 1분기 국내 거주자들의 카드 해외 사용액이 3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고환율 부담에 해외 직접구매(이하 직구) 수요가 감소한 것이 주요 요인으로 분석된다.

2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거주자의 카드 해외 사용 실적’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 거주자의 카드(신용·체크·직불 포함) 해외 사용 금액은 총 53억5000만 달러(약 7조3500억원)로 집계됐다.

이는 직전 분기(56억4000만 달러)보다 5.2% 줄어든 수치로 1분기 기준으로는 2022년 1분기(-10.4%) 이후 가장 큰 감소 폭이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3.1% 증가했지만 이 역시 1분기 기준으로는 코로나19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1년 이후 4년 만에 가장 낮은 증가율이다.
“해외직구 찬바람” 7조 쓰던 카드 결제 급감
특히 온라인 쇼핑을 통한 해외 직구 금액이 큰 폭으로 감소한 것이 전체 해외 카드 사용액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해외 직구 규모는 지난해 4분기 15억9000만 달러에서 올해 1분기 13억5000만 달러로 15.3% 줄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4분기는 블랙프라이데이 등 글로벌 대형 할인 행사가 몰리는 시기로 계절적 요인이 작용했다”며 “올해 1분기에는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해외 구매 비용이 증가하면서 소비자들이 직구를 주저한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원달러 환율은 작년 4분기 평균 1396.84원에서 올해 1분기 평균 1452.66원으로 상승했다.
카드 종류별로는 신용카드 사용액이 36억5000만 달러로 전 분기보다 7.1% 줄었고, 체크카드는 17억 달러로 0.9% 감소했다.

한편 1분기 내국인 출국자 수는 779만7000명으로 전 분기보다 4.1% 증가했지만 직구 감소의 영향으로 전체 해외 카드 사용액 감소세를 상쇄하지는 못했다.

정유진 기자 jin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