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관 공동투자 확대 일로…韓 자본도 영국행
위어 부대사 “녹색 전환, 한국과 협력 기대”

[한경ESG] 이슈
(왼쪽부터) 김다은 대신증권 연구원,  신언빈 ERM 코리아 파트너, 게러스 위어 주한영국대사관 부대사, 유연철 UNGC 한국협회 사무총장, 김윤진 GRESB 한국대표, 신승애 코람코자산운용 과장, 배희은 AIGCC 이사, 원종현 국민연금 수탁자책임위원회 위원장. 사진=GRESB
(왼쪽부터) 김다은 대신증권 연구원, 신언빈 ERM 코리아 파트너, 게러스 위어 주한영국대사관 부대사, 유연철 UNGC 한국협회 사무총장, 김윤진 GRESB 한국대표, 신승애 코람코자산운용 과장, 배희은 AIGCC 이사, 원종현 국민연금 수탁자책임위원회 위원장. 사진=GRESB
영국 정부가 청정에너지 전환과 녹색 인프라 확대를 위해 민관 협력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탄소중립 목표 달성에는 공공부문뿐 아니라 민간자본의 동참이 필수라는 인식에서다.

게러스 위어 주한영국대사관 부대사는 27일 서울에서 열린 유엔글로벌콤팩트 지속가능금융 세미나에서 “영국은 탄소중립을 규제가 아닌 기회로 보고 있으며, 민간과의 공동 투자를 통해 녹색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영국 정부는 2030년까지 전체 전력의 95%를 청정에너지로 전환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58억 파운드(약 10조 원)의 공공자금을 정부 우선순위 산업에 투입하고 있으며, 민간 부문과의 리스크 분담 방식으로 공동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위어 부대사는 “글로벌 탈탄소 전환을 위한 연간 투자 수요가 2025~2030년 사이 매년 5조600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현재 투자 수준은 여전히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NEF에 따르면 2024년 글로벌 에너지 전환 투자액은 2조1000억 달러로 전년 대비 11% 증가했지만 목표치에는 한참 못 미친다.

영국은 이를 해소하기 위해 ▲국가 산업전략 ▲그린 텍소노미 ▲지속가능성 공시 요건 등을 중심으로 '전략적 투자 구조(아키텍처)'를 구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지속가능 부동산과 인프라 자산의 투자 매력도를 높이기 위한 정책 기반을 마련 중이다.

이날 행사에서는 한-영 간 지속가능 투자 협력 사례도 언급됐다. 위어 부대사는 “세아제강은 세계 최대 해상풍력용 모노파일 공장을 영국에 완공했고, LS전선은 북부 지역에 고압 해저케이블 공장 설립을 위한 협의를 시작했다”고 소개했다.

한국 기관투자자의 영국 부동산 투자도 확대되는 추세다. 국민연금은 영국 자산운용사 롱하버(Long Harbour)가 운영하는 단독주택 투자펀드에 3억 파운드(약 2400억 원)를 투자했다. 이는 영국 정부의 150만 호 신규 주택 공급 계획과 맞물려 있다.

위어 부대사는 “영국의 부동산 섹터는 탈탄소, 회복탄력성, 건강한 거주환경이라는 관점에서 경제 성장과 일자리 창출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며 “히트펌프·수소 기반 난방 등으로 전환 중인 건물 전략은 ESG 기반 자산관리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건물은 2023년 기준 영국 온실가스 배출의 20%를 차지하는 주요 배출원이다.

끝으로 그는 “이번 세미나는 지속가능 금융을 동원해 기업과 금융기관이 기후 리스크에 대응하고, 에너지 전환에서의 기회와 위기를 이해하는 중요한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균 한경ESG 기자 cs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