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는 27일(현지시간) 미리 공개된 CBS 인터뷰에서 "재정적자를 키우는 대규모 지출 법안을 보게 되어 실망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감세 공약 실현을 위한 공화당 주도의 세제 법안을 겨냥한 발언이다.
지난 22일(현지시간) 미 하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크고 아름다운 하나의 법안(One Big Beautiful Bill Act)'라고 이름 붙인 감세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 법안은 2017년 트럼프 행정부 1기 시행된 감세법의 주요 조항을 연장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개인 소득세율 인하, 법인세 최고세율 인하, 표준소득공제와 자녀세액공제 확대 등으로, 올해 말 종료될 예정이었다. 머스크는 자신이 이끌었던 DOGE가 하고 있는 일을 망치는 것이라면서 “하나의 법안이 크거나 아름다울 순 있지만, 둘 다는 될 수 없다. 내 개인적 의견이다"라고 말했다. 머스크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DOGE 수장직에서 물러났다. DOGE 측은 100일 동안 정부 예산 약 1750억 달러(약 240조원)를 아꼈다고 주장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법안이 시행될 경우 향후 10년간 미국의 국가부채는 3조3000억달러(한화 약 4500조원)가량이 이 늘어날 것으로 추정한다. 이에 재정 긴축론자들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 법안이 "미국 역사상 가장 중요한 법안이 될 것"이라며 상원의 조속한 통과를 압박하고 있다.
FT는 머스크의 발언이 트럼프 행정부와의 갈등을 키울 수 있다고 전했다. 지난달 머스크는 소셜미디어에 관세전쟁을 주도한 피터 나바로 고문에게 "벽돌보다 멍청하다"고 비난하며 "관세 인하가 전반적으로는 좋은 생각이다"고 말한 바 있다. 또한 머스크는 마크 루비오 국무장관과 예산 삭감 문제로,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과는 국세청장 인선을 두고 충돌한 바 있다.
고송희 기자 kosh1125@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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