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 낳은 생성형 AI, AGI까지 진화할 것
일본은 산업현장 도입 위해 기술개발 노력 이어가

소프트뱅크그룹은 미국 오픈AI와 합작회사인 ‘SB OpenAI Japan’을 설립하고 제조 강국인 일본 각 기업에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해 AGI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전략이다. 소프트뱅크는 AGI를 뒷받침하는 최신 반도체 칩의 개발이나 AGI 칩 탑재 인간형 로봇의 개발 등에도 의욕을 보이고 있다.
AGI의 실현 가능성을 보수적으로 보는 전문가도 있다. 메타의 저명한 AI 전문가인 얀 르쿤(Yann LeCun)은 챗GPT 이후 생성형 AI를 뒷받침했던 LLM(대규모언어모델)의 한계를 지적하고 있다. 그는 대량의 문장에서 언어의 연계 패턴을 학습하고 다음에 나오는 단어를 예측하는 LLM은 창조성 발휘에 한계가 있으며, 공간 인식 능력은 인간의 4세 아동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생성형 AI는 자율적으로 업무를 추진하고 의사결정도 할 수 있는 에이젠트 AI 수준으로 발전하고 있으나 새로운 발명 등을 인간과의 협업 없이 수행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AI 모델이나 접근법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는 이야기다. 공간 인지 능력의 한계로 인해 인간형 로봇에 100% 의존하는 공장 시스템의 구축에도 어려움이 있을 수도 있다.
사실 일본에서도 다소 시간이 필요한 양자컴퓨터 이외에 차세대 AI의 기반이 될 수도 있는 인간 두뇌형 뉴로모픽(Neuromorphic) 컴퓨터 등의 개발을 모색하고 있다. 도호쿠대의 경우 필요할 때 전기신호를 발생시키는 인간 뇌신경의 발화 신호(스파이크)를 모방한 반도체 회로를 개발했다. 규슈공업대 연구팀은 전 세계 기존 컴퓨터의 기초개념(von Neumann Architecture)인 메모리와 연산 부분의 분리라는 구조를 혁신하고 반도체 메모리 내부에서 데이터를 처리하는 IMC(In-Memory Computing)를 뒷받침하는 ‘두뇌형 반도체 시스템’ 개발에 나서고 있다.
TDK는 이미 자성의 힘을 이용하는 스핀트로닉스를 응용한 뉴로모픽 반도체인 스핀메모리스터(Spin-memristor)를 개발했다. 동사는 이를 응용해서 현재 AI 대비 소비전력을 100분R의 1 이하로 줄일 생각이다. 또한 소프트뱅크와 도쿄대는 금년 1월에 인간 체세포에서 만든 생체 두뇌 세포를 반도체와 연계하는 차세대 두뇌형 컴퓨터 기술의 개발 성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일본 산업현장에서도 생성형 AI를 활용한 업무의 자동화가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이 소프트뱅크의 AGI 등 차세대 AI의 활용으로 확장될 수 있고, 새로운 제조 시스템의 개발 노력도 한층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고도화되는 AI의 활용 노력은 일본 경제의 성장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일본경제연구센터는 2025년 6월의 장기예측에서 일본이 AI를 활용해 생산성을 향상시키면 2075년 시점에서도 세계 4위의 경제 규모를 유지할 수 있고 AI 혁신이 부진할 경우 11위로 밀려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우리도 앞으로 메모리와 연산 기능의 결합 등 차세대 AI를 뒷받침하는 AI 반도체의 고도화를 주도하면서 AI를 활용한 새로운 지능형 생산시스템과 각종 업무 혁신 기술의 개발에 한층 주력할 필요가 있다.
이지평 한국외대 특임강의교수
©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