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 의장과 CEO 직책 분리 통해
거버넌스 강화 및 리더십 제고

'구찌' 보유한 케어링그룹, 신임 CEO로 '자동차 전문가' 데려왔다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구찌를 운영하는 케어링(Kering) 그룹이 신임 최고경영자(CEO)로 루카 데 메오(Luca de Meo)를 임명했다. 프랑소아 앙리 피노 회장 겸 CEO가 의장으로 있는 케어링 이사회는 인사 및 거버넌스 위원회의 제안을 받아 이번 인사를 공식 승인했다.

루카 데 메오는 자동차 업계에서 30년 이상의 경력을 쌓은 인물로, 1967년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태어났다. 밀라노에 있는 루이지 보코니 상업대학교에서 경영학을 전공했으며, 2017년 ‘올해의 보코니 동문’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1992년 르노에서 커리어를 시작한 그는 토요타 유럽을 거쳐 피아트 그룹으로 자리를 옮겼으며, 란치아, 피아트, 알파로메오의 브랜드 디렉터, 아바쓰 CEO, 피아트 그룹의 마케팅 디렉터 등을 역임했다. 이후 2009년 폭스바겐 그룹에 합류해 그룹 및 폭스바겐 브랜드의 마케팅 디렉터를 맡았으며, 2012년 아우디 AG의 세일즈 및 마케팅 총괄 이사로 선임됐다. 2015년 11월부터 2020년 1월까지 폭스바겐그룹 산하 스페인 브랜드인 세아트(SEAT)와 세아트의 고성능 브랜드 ‘쿠프라(CUPRA)’의 회장직을 역임했으며, 두카티와 람보르기니 감사위원회 위원직 및 폭스바겐 그룹 이사회 이장직을 겸직했다. 2020년 7월부터는 르노 그룹의 CEO를, 2021년 1월부터는 그룹의 경영위원회 멤버로 활동했다.

루카 데 메오는 “케어링의 새로운 성장 국면을 이끌 중책을 맡겨주신 프랑소아 앙리 피노 회장과 이사회에 깊이 감사를 표한다”며 “그룹이 보유한 강력한 브랜드 파워와 구성원들의 뛰어난 전문성에서 영감받아, 새로운 도전을 열정과 기대, 확신을 가지고 맞이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어 “케어링이 앞으로도 럭셔리 산업의 핵심 플레이어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함께 힘을 모아 나아가겠다”고 설명했다.

피노 회장의 주도로 이루어진 이번 인사는 케어링의 거버넌스 진화에 중대한 이정표이자 그룹이 새로운 성장 국면에 진입함에 따라 리더십을 더욱 강화하려는 조치다.

새롭게 개편된 거버넌스 구조에 따라 피노 회장이 맡고 있는 이사회 의장직은 최고경영자직과 분리된다. 이는 주요 글로벌 상장기업들이 채택하고 있는 거버넌스 모범 사례를 반영했다.

이번 조직 개편은 오는 9월 9일 예정된 주주총회 직후 열리는 이사회의 결의로 공식 발효된다. 주주총회는 루카 데 메오를 이사회 임원으로 선임하고, 새로운 조직 체계에 따른 보상 정책 승인 안건이 상정된다. 관련 안건이 통과될 경우 그는 2025년 9월 15일부로 공식 취임하게 된다.

프랑소아 앙리 피노 케어링 회장 겸 CEO는 “2023년부터 그룹의 지배구조 변화에 대해 고민해 왔고, 그 과정에서 루카 데 메오를 만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루카 데 메오는 국제 상장 기업을 이끈 경험, 브랜드에 대한 날카로운 통찰력, 그리고 강력하면서도 상호 존중하는 기업 문화를 이해하는 감각을 지닌 인물로, 그룹에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고 새로운 장을 이끌 적임자라는 확신이 들었다”며 “루카에게 케어링과 팀의 리더십을 전적으로 믿고 맡기며, 앞으로 이사회 의장으로서 그 새로운 여정을 함께하며 전폭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수진 기자 jinny061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