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와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개입 가능성을 언급하자 마가 진영 내에서는 “배신”이라는 반응이 번졌다. 보수 논객 캔디스 오웬스는 “트럼프가 반(反)신보수주의 노선을 스스로 파괴하고 있다”며 “마가는 본래 자녀들을 전쟁터에 보내지 않기 위한 운동이었다”고 비판했다.
폭스뉴스 출신 언론인 터커 칼슨과 공화당 중진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의 언쟁도 불을 지폈다. 칼슨은 “당신이 무너뜨리려는 나라의 인구가 얼마인지도 모르느냐”며 크루즈를 몰아세웠고, 해당 영상은 공개 15시간 만에 129만 조회수를 기록했다.
마가 진영의 내부 분열은 정통성 논쟁으로 번졌다. 공화당 소속 마조리 테일러 그린 하원의원은 “이스라엘-이란 전쟁 개입을 주장하는 이는 마가가 아니다”라고 밝혔고, 트럼프 대통령의 책사였던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는 “영원한 전쟁은 나라를 둘로 쪼갤 것”이라며 참전에 반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중동 개입에 비판적인 입장을 보여왔다. 그는 2016년 대선 당시 “이라크 전쟁은 큰 실수”라고 비판하며 지지를 끌어냈다.
익명을 요청한 전직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워싱턴포스트(WP)에 “이번 논란은 미국 우선주의 운동의 전환점이 될 수 있다”며 “군사 개입이 현실화할 경우 마가 내부에서 큰 실망과 분열이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개입을 주장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공화당의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은 “이스라엘과 전투기를 함께 운용할 준비가 돼야 한다”며 “하메네이 정권은 미국에도 위협”이라고 말했다. 친트럼프 성향의 평론가 마크 레빈 역시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핵무기에 반대한 것은 일관된 외교정책”이라며 반대론자들을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아직 최종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며 “나는 마감 1초 전에 판단을 내리는 것을 선호한다”고 밝혀 여지를 남겼다. JD 밴스 부통령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사람들이 지난 25년의 외교 실패에 불신을 갖는 것은 당연하다”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신뢰를 유지하자”고 진화에 나섰다.
여론도 군사 개입에 부정적이다. 이코노미스트·유고브가 13~18일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인의 60%가 중동 개입에 반대했으며, 트럼프 지지층 중에서도 53%가 반대표를 던졌다.
FT는 “이란 개입은 마가 운동의 분수령이 될 수 있다”며 “전쟁이 실패로 끝날 경우 트럼프의 리더십과 마가의 존속 자체가 위협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고송희 인턴기자 kosh1125@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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