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버지니아주 알링턴 펜타곤 전경/사진=연합뉴스
미국 버지니아주 알링턴 펜타곤 전경/사진=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즉시 테헤란을 떠나라”는 메시지를 내기 한 시간 전, 미 국방부(펜타곤) 인근 피자 가게 주문이 폭주하며 ‘펜타곤 피자지수’가 주목받고 있다.

14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펜타곤 피자 리포트’라는 엑스(옛 트위터) 계정은 지난 13일 이란 국영 TV가 테헤란에서 큰 폭발이 발생했다고 처음 보도하기 약 한 시간 전 “오후 6시 59분(미국 동부 시간 12일) 기준 국방성 인근 거의 모든 피자 가게에서 주문이 급증했다”는 글을 올렸다.

‘펜타곤 피자 리포트’는 평소 미군 사령부의 심야 활동이 급증할 경우 피자 주문이 함께 늘어난다는 점에 주목해, 국제 분쟁 조짐을 예측해왔다. 전쟁 등 긴급한 일이 발생할 경우 미 사령부 직원들이 야근을 하기 때문에 피자를 시켜 먹는다는 주장이다.

이 계정은 과거에도 유사한 사례를 포착한 바 있다. 2024년 이스라엘의 이란 미사일 공격 당시에도 펜타곤 인근 피자 가게의 주문량이 평소보다 크게 늘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펜타곤 피자지수’(Pizza meter)는 냉전 시대부터 유용하게 쓰였다. 미국과 옛 소련의 군비 경쟁 시절, 국방부 정보가 공개되지 않아 언론인들이 피자집 주문량을 조사하며 시작됐다. 1989년 미국 파나마 침공, 1991년 사막의 폭풍작전 등 과거에도 굵직한 사건들을 펜타곤 피자지수로 예측하기도 했다.

1990년대 당시 미 CNN의 국방부 전문기자 울프 아이작 블리처는 후배 기자들에게 “국방부에 무슨 일이 있는지 알고 싶다면 항상 피자를 관찰해라”라고 충고하기도 했다.

미 국방부 청사 내부에 실제로 피자 가게가 없다는 보도도 있다. 미국 음식 전문 매체 ‘더 테이크아웃(The Takeout)’은 ‘펜타곤 내에는 피자 가게가 없다. 그래서 외주 주문이 몰린다”며 피자 주문 급증설의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나 미 국방부는 “사실과 다르다”며 선을 그었다. 대변인은 시사주간지 뉴스위크에서 “펜타곤 내에는 피자, 초밥, 샌드위치, 도넛, 커피 등 다양한 메뉴가 제공되고 있다”며 외부 주문 급증설을 부인한 바 있다.

조수아 기자 joshu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