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소비자정책교육학회는 6월 21일 성균관대학교 인문사회과학캠퍼스에서 ‘2025년 한국소비자정책교육학회 창립 20주년 기념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명예교수가 이날 발표한 ‘한의진료의 실손의료보험에서의 보장 필요성에 대한 소비자인식 연구’ 논문에서 밝힌 내용이다.
이은희 명예교수는 "보건복지부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에 등재된 질환 중 26개 주요 질병을 대상으로 선정, 조사했다"고 밝히고 응답자들은 ‘실손의 한방보장 강화’를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으며, 부정적 측면에 대해서는 크게 문제삼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근골격계 통증환자의 한·양방 의료서비스 선호와 효과에 대한 소비자인식조사’ 논문을 발표한 ‘소비와 가치 연구소’ 최은실 소장팀은 “의료서비스 보장 제도 차원에서 먼저 고령층·만성질환자의 실질적 의료 이용 실태에 기반한 보장 설계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히고 “소비자들의 실제 이용 패턴은 양방-한방 병용치료에 대한 선호와 만족도가 높아지고 있는 바, 실손보험-건강보험 구조도 이에 맞춰 개편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말했다.

이번 행사(세선3)에서는 소비자 분야의 학계 및 유관기관 전문가들이 ‘한방의료서비스 소비자 이슈’ 관련해 모두 3편의 논문을 발표했다. 논문 제목과 내용은 아래와 같다.
<논문 1>
실손 한방보장, 근골격계 질환 우선 검토 필요
▲한방진료의 실손의료보험에서의 보장 필요성에 대한 소비자인식 연구(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명예교수)
실손보험에서 ‘한의진료 보장’ 필요성에 대한 소비자인식과 이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무엇인지 파악에 나섰다. 이를 위해 보건복지부의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에서 한약사용에 대한 권고등급과 근거수준이 높은 질환 중 총 26개의 질병을 선정했다.
그리고 각 질병에 대해 한방진료의 실손보험 보장이 얼마나 필요한가를 알아봤다. 설문지 조사를 인터넷 조사업체 마크로밀 엠브레인에 의뢰해 모두 1,000부의 질문지가 수집됐다.
먼저 총 26개 질병에 대한 한방진료의 실손보험 보장 필요성에 대한 요인분석 결과 4개의 질병군으로 구성됐다. 이 중 근골격계 질환의 보장 필요성이 가장 높게(3.78, 100점 만점 기준 69.5) 나타났고, 치매·파킨슨·당뇨 등이 뒤를 이었다.
둘째, 응답자들은 ‘실손보험의 한방보장 강화’를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으며, 부정적 측면은 크게 문제되지 않았다. 특히 기대효과로는 △의료비 부담 경감 △치료선택권과 의료접근성 향상 △양방치료와 보완 및 시너지 효과 등을 많이 선택했다. 다만 우려점으로는 △의료남용 가능성 △보험료 인상으로 인한 가계부담 증가 △양방진료와의 갈등 심화 등을 꼽았다.
셋째, 실손보험의 보완점으로 ‘한의보장 확대’가 3.89로, ‘약관안내 및 절차개선’이 4.16으로 매우 높게 나타났다. 특히 문항 중 △낮은 보장한도를 개선해야 한다 △치료목적 여부의 판단기준이 명확한 한방비급여 의료비를 실손보험에서 보상해야 한다 △실손보험에서 한방 비급여 보장을 확대해야 한다가 높게 나타났다.
끝으로, 한의진료의 실손보험 보장 필요성 인식의 영향요인으로는 4가지 질병군 모두에 있어 실손보험 한방 강화 시 기대효과의 영향력이 가장 컸고, 다음으로 실손보험의 한의보장보완의 영향력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논문 2>
고령층 실손보험 가입비율 낮아 의료공백의 우려 높아
▲ 근골격계 통증환자의 한·양방 의료서비스 선호와 효과에 대한 소비자인식 조사(최은실 소비와 가치 연구소 소장, 고은경 수원대학교 객원교수)
만성적 통증과 근골격계 질환은 해마다 증가추세이다. 특히 고령층 발생 빈도가 높고, 한방의료서비스 이용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실손보험 보장의 축소와 이로 인한 의료비 부담 증가는 근골격계 질환 같은 대표적 만성질환 분야에서의 고령층의 의료공백을 더욱 심화시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2년이내 근골격계 통증경험 20대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에서 60대 이상의 실손 비가입(가입후 해약 포함)비율이 32.5%로 전체평균 19.3%보다 월등히 높아 고령층은 경제적 문제 등으로 실제 실손보험이 더 필요한 시기임에도 가입하지 않거나 해약하고 있다는 의료공백에 주목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올해 3월, 최근 2년 이내 목과 허리, 어깨, 무릎의 통증으로 병원(한방/의학) 처치 경험이 있는 20대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결과를 살펴보면 허리(요추)가 42.7%로 가장 많았고, 어깨(23.4%), 목(경추)(19.7%), 무릎(14.2%) 순으로 나타났다.
조사대상 근골격계 통증환자들 중에서 60대 이상 근골격계 통증환자의 실손 비가입 상태(가입 후 해약 포함)가 32.5%를 차지했다. 이 중에서 가입했다가 해약한 비율도 7.0%에 달해 타 연령층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조사대상자 전체평균은 79.9%가 가입상태, 비가입 상태 19.3%<미가입 15.0%, 가입했다가 해약은 4.3%>, 해약했다가 다시 가입 0.8%).
조사대상자들의 실손보험 미가입 이유와 가입 후 해약한 이유로는 공통적으로 보험료부담과 보장범위가 좁고 보상받을 부분이 없다는 것을 지적하고 있다. 특히 고령층은 경제적 문제 등으로 실제 실손보험이 더 필요한 시기임에도 가입하지 않거나 해약하고 있다는 의료공백에 주목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본 연구결과를 요약하면 의료서비스 보장 제도 차원에서 고령층·만성질환자의 치료효과를 위해서는 의료소비자의 실제 이용 실태에 기반한 보장 설계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실손 보장 확대는 남용 억제 측면보다는 의료 공백 해소와 치료의 지속성 확보에 목적이 있어야 할 것이다. 그와 함께 근골격계 질환에서의 소비자들의 실제 이용 패턴은 양방이나 한방 단일치료보다 병용치료에 대한 선호와 만족도가 큰 만큼 이를 반영한 실손보험-건강보험 구조도 이에 맞춰 개편해야 할 필요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논문 3>
한방진료, 높은 치료효과 체감 불구 실손보험 반영 못해 심각
▲제5세대 실손의료보험의 한방진료 보장에 대한 소비자인식 연구(배순영 한국소비자원 전문위원, 황진주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겸임교수, 이종혜 한국소비자교육지원센터 대표)
설문 결과, 실손보험 미가입자 중 신규 가입을 검토 중인 소비자의 66.2%가 ‘한방진료 보장 시 가입 의향이 높다’고 응답했다. 또한 1·2세대 실손보험 가입자의 42.3%도 ‘한방진료 보장 시 5세대 실손 전환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결과는 한방진료 보장이 실손보험 시장 확대 및 제5세대 실손보험 정착을 위한 유인책으로 작용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설문조사는 최근 2년간 한방진료 경험이 있는 전국 성인 800명 대상으로 여론 조사기관인 엠브레인 (‘25. 4.)에 의뢰해 온라인으로 조사했다.
FGI(표적집단면접)에 참여한 시니어들은 “질환 초기에는 실손 여부와 무관하게 치료를 시작하지만, 회복기에는 실손 보장이 치료 지속 여부를 좌우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특히 만성질환 치료에 있어 한방진료를 주로 이용하는 시니어들은, 한방 진료에 실손 보장이 확대된다면 치료비 부담 완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응답했다.
아울러 “현행 제5세대 실손보험은 고령자에게 실질적 혜택이 부족하다”는 지적과 함께, ‘근골격계 질환 통합치료’ 등 패키지형 보장, 노후 특화 실손 모델 개발에의 수요가 높았다. FGI은 60~70대 시니어 8명, 한방진료 관련 대면 인터뷰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홍표 기자 hawll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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