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100대 CEO]
허윤홍 GS건설 사장, 지속되는 내실 경영, 그 바탕은 ‘현장’[2025 100대 CEO]
GS건설은 2025년 시무식을 충남 서산시 플랜트 현장에서 진행했다. 지난해 ‘메이플 자이’ 공사 현장에서 열린 시무식과 마찬가지로 가장 중요한 가치를 안전과 품질에 두겠다는 회사의 의지가 담긴 행사였다. 허윤홍 사장은 이 자리에서 “지속성장을 위한 발판을 마련할 수 있도록 끊임없는 혁신을 통한 새로운 변화를 만들어가자”고 당부했다.

허 사장은 2005년 오너 일가로는 이례적으로 평사원으로 입사해 차근차근 승진한 사례다. “밑바닥부터 현장을 알지 못하면 기업을 제대로 알지 못한다”는 GS가(家)의 경영철학에 따른 것이다.

그 결과 사내에서 재무, 경영혁신, 플랜트사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업 및 경영관리 경험을 쌓았다. 특히 주택, 플랜트 등 국내외 현장에서도 근무한 ‘현장 전문경영자’라는 점이 눈에 띈다. 허 대표는 2019년 본격적으로 신사업추진실장을 맡으며, 해외시장개발, 수처리사업, 모듈러사업 등 미래 전략사업 발굴과 투자를 추진해 신사업부문을 GS건설의 핵심 사업분야로 성장시켰다.

2023년 10월 검단 이슈로 훼손된 기업 이미지를 회복하는 차원에서 대표이사 자리에 오른 배경도 여기에 있다. 그가 이끄는 GS건설은 기존 건설 분야에서 수익성과 품질을 따지며 내실에 집중하는 한편, 신사업 영역을 두루 강화하고 있다.

GS건설은 지난해 말 조직개편을 통해 사업조직구조를 단순화하고 신속한 의사결정체계를 구축했다. 기존 ‘본부-그룹-담당-팀’ 4단계 조직구조를 ‘본부-부문-팀’ 3단계로 축소해 정보공유 및 의사결정 과정을 단순화했다. 이를 통해 현장의 목소리를 신속하게 전달하고 사업환경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하는 조직구조를 갖췄다는 평이다.

그 결과 지난해 11월 SRL(Suburban Rail Loop) East 지하철 터널 공사를 수주하며 선진 건설시장인 호주에서 NEL (North East Link) 도로공사 착공에 이어 또 한 번 공고한 입지를 다지는데 성공했다.

플랜트 사업본부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한화 약 1조6000억원 규모의 ‘파딜리 가스 증설 프로그램 패키지 2번 황회수처리시설 공사’, 전남 여수에서 6000억원 규모 ‘동북아 LNG 터미널’, 충남 서산에서 7000억원 규모의 ‘HVO 공장 건설’ 공사를 연달아 수주하는 등 오랜 시간 GS건설 성장의 한 축을 담당해 온 EPC 강자로서 위상을 되찾고 있다.

대한민국 대표 브랜드 자이(XI)는 지난해 11월 리브랜딩에 나서며 공급자 중심에서 고객 중심으로 브랜드 방향성을 바꿨다. 신사업 분야에서는 PC(프리캐스트 콘크리트) 자회사인 GPC가 업계 최초로 환경부로부터 자체 개발한 제품 2종에 대해 ‘저 탄소제품 인증’을 획득했다. 지난해 12월에는 국내 최초의 육상 연어 양식 전문사업자로서 부산시 기장군에 대규모 육상 스마트 연어양식장인 ‘부산 스마트양식 클러스터’ 준공식을 열기도 했다.

허 사장은 취임 후 사내 게시판에 “구성원들이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그 목소리가 사업 의사결정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하는 업무 프로세스를 만들겠다”는 글을 게시하는 등 ‘소통경영’에도 힘쓰고 있다. 자율 책임 경영에 기반한 유연하고 수평적인 조직문화를 만들겠다는 의도다. 허 대표는 임직원들과 함께 점심식사를 하거나 배구경기를 관람하는 등 회사 밖에서도 격없이 소통하려 노력하고 있다.


민보름 기자 br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