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월 NH농협금융지주는 그룹 수장으로 엘리트 경제 관료 출신인 이찬우 회장을 낙점했다.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장과 차관보,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을 지낸 그는 정책과 금융을 두루 경험한 전문가로 꼽힌다.
농협금융은 지난해 연간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11.4% 증가한 2조 4537억원을 기록했다. 수익 구조는 안정적으로 다변화했다. 순이자마진(NIM) 하락으로 이자 이익은 전년 대비 0.1% 감소한 8조 4972억원에 그쳤지만 비이자이익은 6.7% 늘어난 1조 7991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수수료이익은 9.6% 증가한 1조 7999억원으로 실적 견인을 주도했다.
자산 건전성도 개선했다. 그룹의 신용손실충당금전입액은 1조 2248억원으로 전년 대비 8770억원 감소했고, 고정이하여신비율은 0.68%로 관리했다. 수익성과 관련해 자산총수익률(ROA)와 자기자본이익률(ROE)은 각각 0.52%, 7.98%로 전분기 대비 소폭 상승했다.
하지만 이 회장이 넘어야 할 산은 적지 않다. 농협금융은 5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농협) 가운데 순이익 규모가 가장 작다. 올해 1분기도 호실적을 기록, 농협금융 순이익은 714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약 10% 증가했다. 다만 이는 최대 순이익을 낸 KB금융지주(1조6973억원)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국책은행인 IBK기업은행(8142억원)과 비교해도 순이익에서 밀린다.
내부통제 강화도 시급한 과제다. 최근 들어서 금융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그룹의 핵심인 NH농협은행은 지난해 15곳 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경남·부산·IM·제주·전북·광주·산업·기업·수출입·SC제일) 중 국민은행(694억원) 다음으로 금융사고 금액(453억원)이 가장 많았다(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실). 올해도 외부인에 의한 과다 대출과 사기 등의 금융사고가 적발됐다.
이 회장은 지난 5월 말 중장기 전략 수립을 위한 보고회를 열고 “지속 가능한 성장과 고객 중심 혁신을 이루기 위해 과감한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전략은 ▲핵심 금융사업 경쟁력 강화 ▲비은행 부문 수익성 제고 ▲미래 신성장 동력 확보에 초점을 맞췄다. 손익 성장과 자본규제 강화에 대비한 자본관리 계획도 검토할 예정이다.
농협금융은 이를 통해 범농협 조직 내 다양한 자원을 유기적으로 연계하고 은행·보험·증권 등 계열사의 핵심 경쟁력에 기반한 맞춤형 전략을 마련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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