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SKT 공식매장에 '고객 감사 패키지' 안내가 붙어 있다. 2025.7.7/뉴스1
서울의 한 SKT 공식매장에 '고객 감사 패키지' 안내가 붙어 있다. 2025.7.7/뉴스1
SK텔레콤이 최근 사이버 침해 사고 후속 조치로 위약금 면제를 결정한 가운데 통신사 간 번호이동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SK텔레콤에서 타 통신사로 이탈하는 가입자가 눈에 띄게 증가하면서 이동통신 시장의 판도 변화도 주목된다.

8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지난 7일 SK텔레콤에서 다른 통신사로 이탈한 가입자는 1만7488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5월 3일(2만2404명) 이후 최대치다.

이 중 KT로 이동한 가입자는 8336명이며 LG유플러스로 이동한 가입자는 9152명으로 알려졌다.

SK텔레콤의 순감 폭도 커졌다. 지난 5일 3865명이던 순감 수치는 전날 6675명으로 증가했다.

통신 시장 전체의 번호이동 건수는 총 3만618건으로 위약금 면제 발표 이후 급증하는 추세다.

이달 초까지만 해도 하루 번호이동 건수는 1만 명 초반에 머물렀으나 위약금 면제 첫날인 5일 1만9323명을 기록한 데 이어 전날에는 3만 건을 돌파했다.

다만 전날 집계에는 개통 전산이 운영되지 않는 지난 6일 건수도 일부 포함돼 있다는 점에서 실제 전환 수요는 소폭 덜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SK텔레콤은 지난 4월 18일 발생한 해킹 사고 이후 가입자 이탈이 가속화되다가 유심 무상 교체 서비스가 진행되면서 일시적으로 안정세를 되찾은 바 있다.

하지만 지난달부터 유심 교체가 마무리되면서 가입자 수 변동이 다시 커졌고 6월 25일부터 정상 영업이 가능해지자 가입자 순증 전환일도 간헐적으로 등장했다.

SK텔레콤이 위약금 면제 대상으로 정한 가입자는 4월 18일 24시 기준으로 자사 이용 중이며 4월 19일 0시부터 7월 14일 24시 사이에 타 통신사로 번호이동을 완료했거나 계획 중인 경우다. 이에 따라 가입자 이탈은 14일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한편 KT와 LG유플러스는 SK텔레콤 이탈자를 적극 유치하려는 마케팅 경쟁을 벌이며 통신 3사 간 긴장감이 높아지는 분위기다.

SK텔레콤은 전날 KT의 불법 보조금 제공 및 공포 마케팅을 이유로 방송통신위원회에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유진 기자 jin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