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100 산단, 정부·국회·민간 협업 총력전
국정기획위, 자본시장-ESG 연계 정책 기대

(왼쪽부터)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유진 기후환경에너지비서관, 류영재 서스틴배스트 대표. 사진=한국경제신문
(왼쪽부터)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유진 기후환경에너지비서관, 류영재 서스틴배스트 대표. 사진=한국경제신문
이재명 정부가 재생에너지 기반 ‘RE100 국가산업단지’ 조성 계획을 본격화하면서 대통령실과 국회, 민간까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정책 핵심 인사들이 전면에 나서고 있다.

대통령실은 RE100 산단을 2025년 최우선 국정과제로 선정하고, 입지 구상과 제도 설계, 법제화 등 사전 작업을 속도감 있게 추진 중이다.

‘RE100 국가산업단지’ 조성 실무를 총괄하는 인물은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이다. 김 실장은 10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RE100 산단 추진 계획을 공식 보고했다.

김 정책실장은 관련 브리핑을 통해 “RE100 산단은 단순한 전력 인프라 사업이 아니라 대한민국 산업지도를 새로 그리는 작업”이라며 “서남권 등 재생에너지 밀집 지역을 중심으로 첨단산업을 유치해 에너지-산업-지역전략을 통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실장은 연내 ‘RE100 산업단지 및 에너지신도시 조성 특별법’ 제정을 목표로 관계 부처와 태스크포스(TF)를 구성, 실무 작업에 착수했다.

전력 인프라 확충 전략은 대통령실 AI미래기획수석실이 관여하고 있다. 하정우 수석이 전체 방향을 조율하며, 수석실 산하에 있는 이유진 기후환경에너지비서관은 배터리 업계와의 실무 협의를 통해 ESS(에너지저장장치) 수급 및 산업 활성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 비서관은 최근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등 주요 배터리 기업들과 연쇄 면담을 진행하고, ESS 수급 상황 등을 점검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서울대 환경계획학 박사 출신으로, 녹색연합, 2050탄소중립위원회, 서울에너지공사, 녹색전환연구소 등에서 활동해온 환경정책 전문가다.

산업 전환 정책이 본격화되면서 이를 자본시장 및 기업 경영 시스템 전반과 연결하려는 입법 흐름도 빠르다.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대통령 핵심 공약인 ‘코스피 5000’ 달성을 위한 특별위원장을 맡고 있으며 국정기획위원회 경제1분과 위원으로도 활동 중이다.

국정기획위원회는 새 정부의 주요 정책 아젠다를 기획·조율하는 컨트롤타워로 정책의 실행력을 확보하는 데 중추적 역할을 한다. 법무법인 태평양 출신의 경제법 전문가인 오 의원은 최근 상법 개정안을 통해 기업 지배구조 개선에 주력하고 있다. 산업정책, 자본시장, 기업 ESG 경영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고 있는 셈이다.

민간 측에서는 ESG 정책 자문에 참여 중인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류 대표는 국정기획위원회 경제1분과 자문위원으로 활동하며 ESG 공시 제도, 지속가능금융 활성화 등에 대한 민간 의견을 전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을 역임했으며 금융위원회 금융발전심의위원회 자본시장분과 위원, 대통령직속 국민경제자문회의 위원, 한국투자공사 운영위원회 위원 등을 지냈다. 평가기관과 투자자 관점에서 ESG 정책이 자본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정책의 일관성과 민간 수용성을 높이기 위한 전략적 조율을 지원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오기형 의원과 류영재 대표 등 지배구조·ESG 전문가들이 국정기획위원회에 대거 참여하면서 그간 추진이 지연돼온 ESG 공시 제도 등에도 탄력이 붙을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국내 ESG 투자업계 관계자는 “ESG 공시 의무화와 스튜어드십 코드(수탁자 책임 원칙) 개정 등 주요 ESG 현안을 공정한 자본시장 조성과 국내 주식시장 활성화라는 관점에서 다각도로 조망할 수 있는 전문가들이 국정기획위에 대거 참여한 만큼, 관련 정책 마련에도 한층 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승균 한경ESG 기자 cs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