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컴퓨터는 0과 1이 동시에 공존하는 중첩 상태를 가지는 큐비트들 간의 얽힌 관계를 생성하여 병렬적으로 연산이 수행되기에 방대한 데이터 처리와 고속 연산할 수 있다. 슈퍼컴퓨터와 비교하면 정보 처리 및 연산 속도가 지수함수의 배로 매우 빠른 성능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 이론적으로 1000비트 숫자를 소인수 분해하는 데 슈퍼컴퓨터는 약 100만 년의 시간이 필요하지만 양자 컴퓨터는 수분 또는 몇 시간 내 문제 해결이 가능하다. 주요 선진국 및 글로벌 IT 기업은 양자컴퓨터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기술 선점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먼저 주요국의 정책 동향을 살펴보면 미국은 백악관 ‘과학기술정책실’ 내 국가 양자 조정실을 설치해 양자컴퓨팅 분야의 주도적 컨트롤타워 역할을 정비하고 관련 법안을 수립하여 2019년부터 5년간 관련 예산을 편성했다. 유럽 연합은 2018년부터 10년간 10억 유로 규모의 퀀텀 매니페스토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중국은 2016년 중점 과학 연구 분야 중 하나로 양자컴퓨터를 선정하고 국가적 로드맵을 제시했으며, 세계 최대 규모의 양자 연구소 설립을 위해 2018년부터 1000억 위안을 투입하고 있다.
글로벌 IT 기업은 5년 내 상용화를 목표로 기술개발을 주도하고 있다. IBM에서는 세계 최초 양자컴퓨터 상용화 모델을 공개했으며, 구글에서는 2019년 10월 양자컴퓨터 칩이 일부 문제에 대해 슈퍼컴퓨터의 능력을 넘어서는 양자 우월성을 달성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또한 클라우드 기반 양자컴퓨팅 서비스를 일반 사용자 및 기업들에 제공하여 양자컴퓨터 기반 알고리즘 및 소프트웨어 개발 저변 확대에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양자컴퓨터는 관련 기초 이론은 완성되었지만 성형화까지는 아직 해결해야 할 난제가 많이 있다. 현재 발표되는 양자컴퓨터는 초저온 및 밀폐된 환경에서 구동하는 제약이 있으며, 불안전성과 오류 해결에 더 많은 기술 발전이 필요하다. 또한 모든 방면에서 압도적 성능을 나타내기보다 최적화 문제와 같은 일부 영역에서만 실효성이 있다는 평가이다.
이러한 양자컴퓨터의 발전이 우리의 미래 안보 환경 및 산업환경에 미치는 영향력에 대해 준비해야 한다. 주요 국가의 안보 전문가들은 양자컴퓨터 발전 전략 목적 중 하나로 군사적 우위 확보 및 새로운 위협 대응을 언급하고 있을 만큼 미래 국가안보 영향력이 상당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미 육군 연구 실험소에서는 산하 조직의 분산 양자 정보 통신센터를 운영하여 양자 물리 관련 산학연 연계 합동 연구를 수행하고 있고, 미 공군은 처음으로 IBM Q 네트워크에 참여하여 양자컴퓨터 활용 연구를 하고 있다. 양자컴퓨터 활용성 측면에서는 슈퍼컴퓨터보다 월등한 연산 능력으로 군수 물자의 효율적 관리와 같은 국방 영역에서 최적화 문제 해결과 국방 M&S에서 전장 환경의 상세한 묘사 및 분석에 적용하기 위해 연구하고 있다. 또한 방대한 데이터 처리와 고속 연산 능력은 인공지능 알고리즘 구현과 접목에 활용하며, 안보 과학기술의 진보를 이끌 수 있다.
반면 신기술로부터 야기되는 새로운 위협 출연의 가능성도 존재한다. 대표적인 위협은 압도적인 소인수 분해 능력을 가진 양자컴퓨터를 이용한 현재 암호 체계의 붕괴이다. 양자컴퓨터가 개발된다면 현재 암호 체계는 빠른 시간 내에 해킹될 가능성이 있으며, 이는 국가안보에 심각한 위협을 가져온다. 마지막으로 주요 국가에서 인식하는 양자컴퓨터의 중요성과 현재 슈퍼컴퓨터의 군사적 영향력을 고려할 때 국외 기술 교류에 많은 제한이 예상되며, 기술 확보를 위한 국외 도입 시 역시 막대한 예산을 요구할 수 있다. 양자컴퓨터는 미래 꿈의 기술로 많은 기대를 받고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 아직 기술성숙도가 낮고 실용화까지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아 회의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하지만 세계 각국의 관심과 기술의 잠재력 발현에 따른 미래 국가안보에 영향력을 고려한다면 국가 차원에서 양자컴퓨터 및 관련 기술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이 요구되고 있다.
김홍유 경희대 교수(한국방위산업협회 정책위원)
© 한경매거진&북,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