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남은 시장은?②[테크트렌드]
<스마트폰, 남은 시장은?①[테크트렌드]>에 이어

이미 고도로 발달한 스마트폰, 남은 시장이 있을까? 진화할 만큼 진화한 스마트폰, 더 공략할 USP(User Selling Point)가 있을까? 최신 IT 기능이라면 가장 먼저 탑재되는 기기인 스마트폰, 더 개발할 기능이 있을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이번 호에서 다룬다. 여기, 우리가 아직 공략할 시장이 있다. 3. 구독서비스와 큐레이션스마트폰은 자타 공인 모든 IT 서비스의 허브다.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TV, 노트북, 자동차 등 모든 전자기기와 연결되어 기기를 조정하고 관리한다. 다양한 기기, 다양한 회사, 다양한 제품, 다양한 솔루션들이 사용자와 소통을 어떻게 하는가? 스마트폰 앱을 만들어서 사용자들이 앱을 통해, 네트워크를 통해 기기를 조정하고 모니터링하게 해준다. 이미 이 인프라 환경, 앱 기능은 상용화되어 있다. 어떤 제품이건 어떤 서비스건 일단 다들 스마트폰을 ‘통해서’ 일을 한다.

이 기존 인프라 환경을 십분 활용할 때 스마트폰은 ‘구독서비스’ 플랫폼 사업 전망이 밝다.

여기서 잠깐 ‘구독서비스’의 본질을 짧게 짚어보고 넘어가자. 놀이 공원에 갈 때 자유이용권을 구매했지만 모든 기구를 다 타지는 못한 경험은 누구나 있을 것이다. 기구를 실제로 탈 때마다 표를 사는 것이 더 경제적이라는 것을 다들 안다. 그런데도 왜 많은 이들이 자유이용권을 살까?

휴양지 패키지 상품도 그렇다. 항공, 호텔, 액티비티, 쇼핑, 스파, 마사지, 뷔페, 간식, 연계 옵션 등 여러 가지 활동과 서비스를 한 번에 제공하며 연간 회원권도 있다. 이용객들은 이 서비스를 모두 다 이용하지는 않는다, 연간 횟수를 다 채우지 못하기도 한다. 실제로 항공, 호텔, 뷔페만 이용했다면 이 비용만 개별로 지불하는 것이 더 저렴하다.

알면서도 많은 이들이 자유이용권이나 패키지 상품을 구매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어떤 활동을 하고 어떤 서비스를 이용할 때마다 비용을 지불하면 할까, 말까, 재미있을까, 가성비가 좋을까, 저번에 이미 산 것 아닌가, 패키지 할인 적용한 것이 더 싼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지속적으로 해야 한다. 신중하게 소비하고 절제할 수 있는 효과는 분명하다. 반면 전체적인 상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만족감, 행복감은 한 번에 비용을 지불하고 남은 시간은 그냥 즐긴 사람들이 더 높다.

묶음으로 구독할 때의 만족감, 행복감을 최대화하는 것, 스마트폰 구독서비스는 여기에 집중해서 설계해야 한다. 한 번에 묶어서 이용하면 더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방법 제안, 같이 쓰면 더 좋은 서비스 제안, 다른 브랜드와의 컬래버레이션 제안은 스마트폰이 가장 잘할 수 있는 분야다. 이미 다양한 산업, 서비스 상품, 앱 정보, 기존 사용 이력이 스마트폰에 있기 때문이다. 어디 그뿐인가? 이 스마트폰 주인의 상세 취향 정보도 이미 풍부히 보유하고 있다. 특정 기기나 서비스와 맺어진 스마트폰 앱은 회원ID라는 막강한 빅데이터가 있기 때문이다.

인공지능이 기기 안으로 들어온 온디바이스AI 스마트폰이라면 여기서 장점을 더 부각시킬 수 있다. 온디바이스AI 스마트폰이라면 스마트폰에 이미 설치된 앱을 통해 스마트폰 주인이 지금 요청한 정보를 취합한 다음 그 정보를 가지고 스마트폰 주인의 취향, 현재 환경, 현재 조건을 고려한 최적 조합을 스마트폰 안에서 판단해서 스마트폰 주인에게 제시할 수 있다.

구독서비스가 체결되면 일종의 ‘선결제’로 많은 금액이 먼저 구독서비스 회사에 들어온다. 회사는 특정 기간 동안 특정 예산을 예측할 수 있다. 그 말은 회사가 안정적인 서비스 기획, 시도, 운영을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는 말이다. 그래서 구독서비스 회사는 더 양질의 콘텐츠, 더 고유한 서비스 조합 패키지를 이용자에게 제시할 수 있다. 인기를 얻은 서비스에 사람들이 더 모이면? 더 많은 빅데이터와 더 많은 금액이 ‘미리’ 확보될 테니 더 나은 구독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는 선순환이 일어난다.

스마트폰이 구독서비스의 핵심 매개체가 되는 이유가 또 하나 있다. 스마트폰은 섬세한 개인별 큐레이션을 가능케 하는 도구다.

스포티파이 앱을 살펴보자. GPS 좌표를 기반으로 사용자의 음악 취향, 음악을 듣는 장소, 음악을 듣는 시간, 음악을 듣는 날씨를 종합적으로 판단해 최적의 음악을 빠르게 선곡해준다. 사용자가 지금 운동 중인지, 여행 중인지, 차를 타고 이동하는 중인지, 실내인지, 업무 중인지, 쉬는 중인지에 맞춰 일대일로 사용자만의 맞춤형 플레이 리스트가 만들어진다.

‘스마트폰’을 매개로 한 앱이기에 가능한 일이다. 개인별 데이터, 개인별 조건, 개인별 콘텐츠 데이터가 모두 개인별 스마트폰에 모이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은 단연코 그 어떤 스마트기기보다 이런 개인별 고유한 데이터를 많이 보유하고 있다. 24시간 365일 주인 곁에 붙어 있는 유일한 스마트기기다. 이 빅데이터가 있으면 재생 이력이 유사한 사람들을 모아 음악 소비 패턴을 분석한 후 템포, 구조, 강도, 리듬, 가사, 장르가 조화를 이루는 플레이리스트를 만들어 낼 수 있다. 그리고 이를 좋아할 만한 사람들을 서로 매칭해 커뮤니티를 더 키울 수도 있다. 애초에 개인별 맞춤으로 뽑아낸 원천 소스가 훌륭하니 취향 적중률이 높을 수밖에 없다.

이렇게 사용자 마음에 쏙 드는 개인 맞춤형 큐레이션이 돼야 그 서비스를 ‘구독’할 이유가 생기는데 현존하는 스마트기기 중 스마트폰이 이 분야 최강자다. 개인 맞춤형으로 양질의 정보가 모인 스마트기기를 꼽는다면? 스마트TV, 에어컨, 냉장고, 세탁기, 노트북, 그 어떤 스마트기기도 스마트폰을 이길 수 없다.

구글맵은 전 세계 지도를 만든다. 직접 세계 곳곳을 다니며 구글 스스로의 힘만으로 구글맵을 완성하기에는 엄청난 리소스가 든다. 구글이라는 회사 하나의 힘으로 불가능한 일이기도 하다. 구글은 ‘지역 가이드’라는 커뮤니티를 통해 국가별로 사용자들이 자유롭게 구글맵에 없는 장소를 추가하거나 잘못된 정보를 수정하게 했다. 정보를 업데이트하는 동시에 자신이 찍은 사진도 게시할 수 있다.

사람들은 구글맵이라는 거대하고 유명한 앱을 완성하는 데 기여했다는 자부심을 느낄 수 있다. 내가 제보한 내용이 반영되고 내 사진에 사람들이 반응하는 것에 재미를 느낄 수도 있다. 구글은 구글맵의 완성도에 기여한 사용자에게 피드백도 주고 멤버십 레벨도 높여주는 등 리워드를 준다.

모두 스마트폰을 매개로 이루어지는 일이다. 지금 내가 있는 지역 지도를 찾을 때, 특정 지역 정보를 수정해서 올릴 때, 사진을 찍을 때, 사진을 업로드할 때, 사람들에게 새 지역 정보에 의견을 물을 때 우리는 당연히 지금 손에 쥐고 있는 스마트폰을 사용한다. 이때 우리가 굳이 카메라로 사진을 찍고 노트북을 열어 사진을 보내며 코멘트를 달 이유는 없다. 스마트폰은 ‘휴대성’, ‘신속성’ 면에서도 압도적인 스마트기기다. 구독서비스와 큐레이션은 이 장점을 최대 활용할수록 빛을 발할 수 있는 시장이다.

당신에게 100% 감동한 한 명이 있고 1% 감동한 100명이 있다고 해보자. 둘 중 전자가 낫다. 당신에게 감동한 사람은 그의 주위에 100%의 감동을 선사해준 당신의 이야기를 퍼뜨린다. 그 이야기는 당신과 당신 사업의 강력한 매력 포인트가 된다. 한 명을 100% 감동시킬 포인트, 스마트폰의 새 먹거리에서 찾아보자.

정순인 ‘당신이 잊지 못할 강의’ 저자·IT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