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현지 시각) 로이터통신은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조사를 인용해 “미국 Z세대 응답자 과반이 데이트에 전혀 돈을 쓰지 않는다”고 보도했다. 해당 조사는 미국 내 18~28세 915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응답자 중 남성의 53%, 여성의 54%가 한 달간 연애에 한 푼도 쓰지 않았다고 답했다. 데이트 비용을 지출했다고 답한 사람 중 남성의 25%, 여성의 30%는 한 달에 100달러(약 14만 원) 미만을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경제적 부담과 높은 생활비 부담 때문으로 풀이된다. 응답자의 절반 이상(53%)이 ‘삶을 영위하기에 충분한 돈을 벌지 못하고 있다’고 답했으며, 55%는 ‘3개월 치 생계비를 감당할 만큼의 비상 자금이 없다’고 밝혔다.
전체 응답자의 51%는 ‘높은 생활비가 재정적 성공의 장애물’이라고 답했고, 33%는 ‘재정 문제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답했다. 이 중 52%는 ‘경제적 불안정이 주요 원인’이라고 응답했다. 특히 ‘월 지출이 예상보다 많다’고 답한 35%는 식료품(63%), 임대료 및 공과금(47%), 외식(42%) 등의 부담을 지목했다.
Z세대의 72%는 저축이나 부채 상환 등 재정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51%는 ‘더 많은 돈을 저축하고 있다’고 밝혔으며, 24%는 ‘부채를 갚고 있다’고 답했다.
지출 절감 노력도 두드러졌다. 응답자 중 64%가 ‘지출 절감에 집중하고 있다’고 했고, 41%는 외식 횟수를 줄였으며, 23%는 보다 저렴한 식료품점을 이용한다고 답했다.
BofA의 소비자·소매·선호은행 부문 사장 홀리 오닐은 “Z세대는 성인이 되는 데 예상보다 더 큰 비용이 든다는 사실을 실감하고 있다”며 “이들은 예산을 설정하고 외식을 줄이며, 저렴한 곳에서 장을 보는 등 실질적인 소비 전략을 실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부모나 가족으로부터 경제적 지원을 받는 비율은 줄고 있다. BofA 보고서에 따르면, 가족 지원을 받는 비율은 1년 전 46%에서 올해 39%로 감소했다. 월 1,000달러(약 140만 원) 이상을 받는다고 답한 비율은 같은 기간 32%에서 22%로 하락했다. 반면 월 500달러(약 70만 원) 미만을 받는 비율은 44%에서 54%로 늘었다.
오닐은 “Z세대는 경제적 장벽과 높은 생활비에 직면해 있음에도 불구하고, 재정적으로 독립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며 “젊은 세대에 대한 고정관념에 도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로이터통신은 “커피부터 오디오 장비, 가정용품까지 다양한 소비재 가격이 상승하면서 6월 미국 물가상승률이 높아졌다”며 “경제학자들은 이를 트럼프 행정부의 수입 관세 인상이 소비자에게 전가되고 있다는 증거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김민주 기자 minj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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