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김병기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왼쪽)와 진성준 정책위의장(오른쪽).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왼쪽)와 진성준 정책위의장(오른쪽). 사진=연합뉴스
주식 양도소득세 과세 대상인 ‘대주주’ 기준을 50억원에서 10억원으로 강화하는 정부 세제개편안을 둘러싸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2일 공개적인 입장 차가 드러났다.

전날 김병기 원내대표가 대주주 기준의 상향 가능성을 언급하며 유연한 검토 입장을 밝힌 데 대해, 진성준 정책위의장은 사실상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진 의장은 2일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전당대회 현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많은 투자자나 전문가들이 주식양도세 과세요건을 되돌리면 시장이 무너질 것처럼 말씀한다. 선례를 보면 그렇지 않다”며 “박근혜 정부 시절 종목당 100억원에서 50억원으로, 다시 25억원으로 낮추고 문재인 정부 시절에는 25억원에서 15억원으로, 다시 10억원으로 낮추었으나 당시 주가의 변동은 거의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윤석열 정권이 주식시장을 활성화한다며 이 요건을 10억원에서 50억원으로 크게 되돌렸지만 거꾸로 주가는 떨어져 왔다"며 "주식 양도소득세 과세요건 10억원 환원 등은 모두 윤석열 정권이 훼손한 세입 기반을 원상회복하는 조치”라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는 국정 전반에 걸친 과제들을 동시다발적으로 균형 있게 추진해야 할 뿐만 아니라 이를 위해 수백조 재원도 마련해야 한다"며 "당과 정부는 세제 개편안 준비 과정에서 긴밀하게 협의해 왔으며, 국회 심의과정에서도 그렇게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김병기 원내대표는 전날 “당내 코스피5000특위와 조세정상화특위를 중심으로 10억원 대주주 기준의 상향 가능성 검토 등을 살피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세제 개편안 발표 하루 뒤, 국내 증시가 4개월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한 직후 나온 발언이었다.

이날 진 의장은 김 원내대표의 발언에 대해 기자들과 만나 "(개편안이) 확정된 것은 아니니 주식 시장 상황 같은 걸 보면서 판단해야 한다"면서도 "(개편안이) 흔들렸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정부는 지난달 31일 ‘2025 세제개편안’을 통해 대주주 양도소득세 기준을 현행 50억원에서 10억원으로 하향하고, 증권거래세율 인상 등을 포함한 조치를 발표했다.

개편안 발표 직후 국회 국민동의청원 게시판에는 ‘대주주 양도소득세 하향 반대’ 청원이 등록됐고, 하루 만에 5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어 국회 상임위원회 자동 회부 요건을 충족했다.

청원인은 “미국과 한국의 세금이 같다면 누가 국장을 하겠느냐”며 “10억원 기준은 장기투자 문화를 훼손하는 조치”라고 비판했다. 2일 동의자는 7만명을 돌파했다.

국민동의청원은 게시일로부터 30일 이내에 5만명 이상 동의를 얻으면 국회 소관 상임위로 회부돼 정식 심사 대상이 된다.

정채희 기자 poof3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