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목이 떠오르는 이유가 있다. 원청의 사용자성 확대라는 이슈 때문이다. 2021년 중앙노동위원회가 당시 물류회사인 C사에 대한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 사건을 판정하면서 원청의 사용자성을 최초로 확대하였고, 현재 두 개의 사건이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있으며, 무엇보다도 소위 ‘노란봉투법’이라는 이름으로 8월 임시국회에서 법안 통과가 확실시되고 있다. 일부 원하청 관계에서는 하청 근로자들의 근로조건이 원청의 비용투입과 경영방침에 따라 영향을 받고 있고, 원청이 이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지원을 하지 않는 한 이들의 근로조건이 쉽게 개선되기 어려운 측면이 분명 있다.
그러나 노동조합법의 사용자 개념의 확대가 하청 노조에 원청과 교섭할 수 있는 기회를 줄 수 있지만 그 파장이 만만치 않다는 점은 유념해야 한다. 원청과 관련된 하청의 형태도 다양할 것이고, 원청의 규모에 따라 하청이 수백, 수천 개에 달하는 곳도 있을 것이며, 설립된 노조 역시 하청마다 제각각이라면 원청은 하청과 수도 없이 교섭을 반복해야만 할 것이다. 또한 쉽게 합의되지 않는 노사관계의 특수성을 감안하면 갈등과 분쟁이 지속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경영계에서 노란봉투법에 대한 우려를 표하는 것이 결코 엄살이 아니다.
필자가 고용노동부에 근무할 당시 복수노조제도 시행을 앞두고 있었는데 교섭창구 단일화, 공정대표의무 등 관련 후속 절차를 제대로 설계하여 복수노조 허용이 가져올 교섭현장의 혼란 및 교섭비용의 증가와 같은 경영계의 부담을 상당히 덜어주었다. 필자는 노사가 상생하는 방안을 원청의 사용자성 확대라는 방법으로만 해결해야 하는지 아직도 의문이지만 이 제도가 입법이 된다면 시간이 걸리더라도 경영계의 우려를 불식시키고 교섭현장에서 발생할 혼란을 최대한 줄일 수 있는 관련 절차를 세심히 마련하여야 할 것이다. 그렇게 하지 않은 채 제도가 시행된다면 겉으로 보이는 구안와사만 낫게 할 뿐 원인인 반위는 고치지는 못할 것이다.
이제 노동계는 원청의 사용자성 확대가 가져올 파장을 걱정하는 상대방의 입장을 경청해야 하고, 경영계는 입법이나 후속 절차 마련 과정에서 교섭현장의 혼란과 원청의 불합리한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는 등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야 한다. 노사정이 머리를 맞대어 원청과 하청이 진정으로 상생할 수 있는 방안, 즉 반위를 고칠 수 있는 합리적이고 효과적인 제도를 마련할 시점이다.
박삼근 법무법인 화우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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