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미국 내에서는 고관세가 초래한 물가 상승, 소비 위축, 고용 감소 등 경제 충격의 조짐이 뚜렷해지고 있다.
5일(현지 시각) CNBC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요구한 대로 한국, 일본, EU 등이 시장 개방과 대규모 대미 투자를 약속한 점을 강조하며 “미국 마음대로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고율 관세의 실질적인 여파는 부정적이다. 예일대 예산연구소는 이번 조치로 미국의 평균 실효 관세율이 18.4%로 치솟아 1930년대 이후 최고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4월 2.3%에서 6월 2.7%로 반등했다. 특히 장난감, 의류처럼 해외 생산 비중이 높은 품목의 가격 상승이 두드러졌다. 이는 관세 부담을 가격에 반영한 결과로 풀이된다.
제조업 일자리도 악화되고 있다. 미국 제조업 부문의 고용은 4월 이후 석 달 연속 감소했으며 지난달에는 1만1000개 일자리가 줄었다. 상반기 미국 경제성장률은 1.2%로 1년 전(2.8%)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미 상무부는 6월 미국의 무역적자가 602억 달러(약 83조 원)로 전달보다 16%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를 ‘관세 성과’로 해석했지만 뉴욕타임스는 기업들이 고관세 회피를 위해 상품을 미리 수입한 일시적 효과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6월 미국의 수입은 전월 대비 4% 감소했다.
관세 수입은 1년 전 대비 약 4배 늘어난 272억 달러에 달했지만 수요 위축과 주문 감소가 가시화되고 있어 장기적으로 부정적 영향이 우려된다.
한편 일본은 미국이 부과한 상호관세율이 ‘일괄 15%’가 아닌 ‘기존 관세에 15% 추가’하는 방식이라는 점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FTA를 체결한 한국과 달리 일본은 품목마다 기존 관세가 달라 관세 인상 폭이 더 클 수밖에 없는 구조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최대 15%로 제한한다는 미국과의 구두 합의가 있었다”고 주장하며 정식 수정 요청을 준비 중이다.
일본의 5500억 달러 규모 대미 투자에 대해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돈이라고 했지만 일본 경제재생상 아카자와 료세이는 “기업이 이익이 없다면 협력할 수 없다”며 선을 그었다.
정유진 기자 jinj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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